정글 2기 71명 선발
중졸·버클리음대 출신 등 SW엔지니어 재교육 앞장
용인에 캠퍼스 구축 나서…年 교육생 1000명 목표
#크래프톤 정글 2기에 입소한 A씨는 대안학교 졸업생이다. 국내 정규 교육과정 기준으로는 중졸인 셈이다. 한때 농민이 필요로 하는 웹서비스 회사를 운영했다. 졸업증명서가 없는 상황에서 지원했지만 시험성적은 1등을 받았다.
#미국 버클리음대를 졸업한 B씨도 알고리즘에 빠져 공부하다 크래프톤 정글을 찾았다. 지금은 채널 운영이 뜸하지만 70만 구독자를 거느린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입소 시험은 다소 낮았지만 부진한 요소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하루 10시간 넘게 시간을 들여 보완하는 열정을 보였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소프트웨어(SW) 인재양성 프로그램 '정글'이 두 번째 교육생을 받으며 배경이 더욱 다양한 인재들이 모였다고 강조했다. 획일화된 교육 환경에서 벗어나 저마다의 장점과 경험이 있는 개발자들이 모여서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현이다.
크래프톤 정글은 SW 개발자로의 커리어 전환을 희망하는 지원자를 선발해서 육성하는 사회공헌(CSR) 프로그램이다.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 교육에 집중하는 여타 부트캠프나 창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액셀러레이팅과 달리 일선 정보기술(IT) 현장에서 지속 성장, 성과로 인정받는 고연봉자를 길러 내는 게 목표다.
장 의장은 “한강의 기적을 겪으며 제조업 기반으로 성장한 우리나라는 고등교육 자체가 비슷한 인재를 기르도록 설계됐다”면서 “앞으로의 한국이 제조업 가운데에서도 기술 연구가 중요한 첨단제조업, 글로벌 서비스업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인재를 더 많이 배출해야 한다”고 정글 설립 취지를 소개했다.
국가 차원에서 시급한 과제인 디지털 인재 확보는 민간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장 의장의 견해다. 국내 스타트업 창업 지원과 투자 문화를 바꾸는 데 일조하던 본엔젤스와 같이 정글 수료생이 업계 내에서 점차 자리를 잡고 인정받으면 인재 양성에 효과적인 유사 프로그램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봤다.
장 의장은 “정글 또한 입소생의 교육 참가비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비용 부담을 지며 운영하고 있다”면서 “SW 엔지니어 재교육 과정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만큼 예산 누수와 어뷰징을 피하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로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정글 2기에 입소한 합격생은 총 71명이다. 오는 8월까지 5개월 동안 합숙형 몰입 교육을 진행한다. 국내 유수의 IT 기업이 협력사로 참여해서 멘토링을 지원하고 수료 교육생 채용도 검토한다. 크래프톤이 경기도 용인에 구축하고 있는 자체 정글 캠퍼스가 완공되면 2025년까지 연간 교육생을 1000명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정한 크래프톤 정글 원장은 “정글은 오로지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라면서 “교육생이 동료와 협력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 몰입의 즐거움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깨뜨리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