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히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 집결해 최신 연구성과를 소개한다. 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항암 신약 개발 트렌드 발표가 예정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개막하는 'AACR 2023'에 다수의 국내 기업이 참가, 연구성과를 발표한다.
AACR는 매년 120개국 2만여명의 연구자들이 모여서 암 치료와 치료제 개발 동향, 임상연구 결과 등을 공유하는 학술행사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유럽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주로 전임상 등 초기 단계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파이프라인 가능성을 검증받고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의 기술 이전 가능성을 높인다는 의미가 있다.
한미약품은 차기 표적 항암제 파이프라인인 'HM97662' 전임상 연구 등 7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HM97662는 EZH1·2 두 가지 유전자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저해제로, 현재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지속형 인터루킨-2 아날로그 'HM16390' 전임상 결과와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항암백신 등 연구 과제도 발표한다.
에이비온은 대표 파이프라인인 c-MET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ABN401' 전임상 결과와 암젠 KRAS 저해제 '루마크라스' 및 병용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루마크라스와 병용 가능성을 제시, 기술 수출 가능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CAR-T 치료제도 중점 발표한다. 앱클론은 CAR-T 치료제 'AT101' 전임상 및 임상 1상 일부 결과를 발표한다. 큐로셀도 림프종 치료를 위한 CRT-T 치료제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바이젠셀 역시 항원 표적 CAR-T 동물실험 데이터를 공개한다. 유틸렉스는 GPC3 양성 고형암 타깃 CAR-T 치료제 'EU307' 전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떠오른 ADC 관련 발표도 이뤄진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레고켐바이오의 ADC 기술을 결합한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 후보물질 임상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메드팩토는 췌장암 대상 백토서팁과 T1-44 병용요법 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 발표한다. 에이치엘비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를 통해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브릿지바이오는 4세대 폐암 후보물질 'BBT-207'의 전임상 결과, 지놈앤컴퍼니는 신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ENA-104'의 전임상 연구를 각각 발표한다. 루닛은 다양한 암종에서 인공지능(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김태희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초록에서 눈에 띄는 것은 국내 업체의 연구 주제가 예전 대비 다양해졌으며, 글로벌 신약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이라면서 “암젠의 루마크라스 출시로 최근 시장이 열린 KRAS를 타깃으로 한미약품, 에스티팜, 나이벡 등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ADC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에이비온, 높은 반응률의 CAR-T는 바이젠셀·유틸렉스·앱클론 등이 성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