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의 CX 트렌드]〈3〉경기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객경험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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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HS애드 CXM 센터장

경기가 어려워지면 소비자는 가격에 민감해지고, 브랜드 충성도는 낮아지고, 구매를 지연하거나 포기한다. 예를 들면 특정 서비스의 구독을 취소하고, 불필요한 항목의 지출을 중단한다.

소비자 행동이 변하면 기업은 수익 감소로 혼란에 빠진다. 브랜드는 반사행동으로 마케팅 비용이나 고객 경험 개선 비용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불황기 마케팅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브랜드보다 적극적 자세를 보인 브랜드의 인지도나 점유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브랜드의 대처가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 경험에 대한 투자가 줄면 고객이 브랜드 신뢰성을 잃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다.

고객관계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일즈포스 조사에 따르면, 고객 88%는 기업 제품이나 서비스만큼 고객 경험이 중요하다고 한다.

브랜드는 어려운 경기 상황이 고객과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을 한 걸음 물러서서 신중하게 평가하고 더욱 전략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 우선 비용을 낮추면서 고객 경험을 개선하거나 향상할 수 있는 변화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즉 고객에게는 시간이 많이 들지만 기업에는 노동집약적일 수 있는 일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직접 문의하는 것보다 온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 설문에 따르면 많은 고객이 기업이나 브랜드와 빨리 소통하기 위해 사람보다 챗봇을 선호한다고 한다. 이에 많은 브랜드가 챗봇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대부분 대화창 내 목록에서 선택하는 형태이거나 요구사항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사용을 꺼린다. 사람과의 대화 내용 및 수준과 비교하면 차이가 있는 것이다.

챗봇 대화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기업이 딥러닝 모델 챗봇을 학습시키고 있어 개선의 여지는 보인다. 최근 '챗GPT'가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챗GPT는 대화형 인공지능 채팅서비스로, 사람이 질문하면 대답하는 간단한 기능이지만 유창한 솜씨로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유창한 수준의 답변을 해준다. 2022년 12월 출시된 챗GPT는 100만명의 회원을 유치하고, 최단기간 사용자 1억명이라는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다음으로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충성도 유지 및 확산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고객 이탈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이탈 가능성이 짙은 고객 또는 고객 페르소나를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식별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능하다. 고객의 구매 패턴, 고객 문의, 온라인에서의 소비자 목소리 등을 통해 고객을 식별하고 온·오프라인 브랜드 태도 등을 지수화해서 관리할 수 있다. 고객이 식별되면 이러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감 메시지와 유지 전략을 구사해서 고객의 이탈 확률을 줄일 수 있고, 고객이 느끼는 문제점을 이해하면 고객 경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기 침체기에는 충성고객 집중에 대한 사고 전환도 필요하다. 충성고객에 집중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일 수 있지만 브랜드 수익 증대를 위한 최선책은 아니다. 브랜드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은 경쟁 브랜드를 포함해 다른 곳에서 다른 제품을 소비하는 전환고객에 집중하는 것이다. 즉 브랜드와 경쟁 브랜드 어느 쪽에도 충성심을 보이지 않는 고객을 찾고 어디에서 구매하는지, 무엇을 구매하는지, 구매 이유는 무엇인지를 찾아 고객이 느끼는 니즈와 브랜드에서 제공하는 것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물론 그 고객에 다가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 브랜드에는 충성고객이 있지 않은가. 충성고객을 유지하면서 이들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충성고객과 그 가족, 지인, 관심사가 유사하지만 우리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는 전환고객이 함께할 수 있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수 있다. 고객은 혼자 쇼핑하거나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경우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쇼핑하거나 의사 결정 시 누군가의 의견을 참고하기 때문이다.

이현정 HS애드 DX실장 mktbridge@hsa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