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원자력 시설에서 사용할 로봇 기술 국제표준을 논의하는 회의가 국내에서 열렸다. 원자력 로봇기술 선도국과 협조해 우리 로봇기술이 국제표준이 될 수 있도록 논의를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주한규)은 국제표준기구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와 함께 '원자력·방사선 응용 이동 무인 자동화시스템' 국제표준 개발을 위한 국제회의를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대전 컨벤션센터(DCC)에서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는 산하 원자력계측기술위원회(TC45)를 중심으로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 함께 원자력발전소 계측, 제어, 기기, 로봇 등에 대한 국제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많은 나라들이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자국 기술 국제 표준화에 힘쓰고 있다.
원자력연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원자력 방재 로봇' 기술 국제 표준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18년 연구원이 IEC에 '원자력·방사선 응용 이동 무인 자동화시스템 국제표준 개발 워킹그룹'을 출범시킨 후 현재까지 그룹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방사선 등 극한 환경에서 작업해야 하는 원자력 로봇 안전 및 성능 기준 등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정부 대표 기관 역할을 하는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진종욱) 지원을 받아 노력해 온 결과다.
최근 원자력연이 제안한 원자력시설 안전 순찰을 위한 이동 원격제어시스템 관련 표준 안건이 IEC 원자력계측기술위원회에서 정식 채택돼 이를 협의하기 위한 자리가 이번에 마련됐다.
이번 회의에는 IEC 원자력계측기술위원회 산하 원자력 로봇 개발 워킹그룹의 국제 전문가들이 모였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이스라엘 등 원자력 기술 선도국 6개국이 참여했다. 원자력 시설 안전성을 점검하는 순찰 로봇기술 국제표준안을 검토하고, 각 나라 의견을 교류한다. 연구원은 우리나라 원자력 시설 순찰 로봇기술의 국제표준 채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동석 원자력연 로봇응용연구실장은 “국내 원자력 로봇기술 국제 표준화는 향후 국내 원자력 산업 수출 경쟁력 강화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이미 검증된 연구원의 원자력 방재 로봇 개발 경험 등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 국제표준 제정을 선도해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