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는 흔히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가스를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의외로 고층아파트 밀집단지가 이산화질소 주요 배출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이형주 환경공학부 교수팀이 유럽우주국(ESA) 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층 이상 고층아파트 밀집단지와 식품가공시설이 이산화질소 주요 배출원이 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고 8일 밝혔다.
이산화질소는 초미세먼지와 오존의 원료 물질이자, 대표적인 대기 오염 물질이다. 주로 공장 굴뚝이나 자동차 배기가스를 통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포스텍 연구팀은 ESA의 환경관측 위성에 탑재된 대기성분 관측장비 '트로포미(TROPOMI)'를 이용해 캘리포니아 지역 건물 유형별 이산화질소 배출량을 분석, 식품 가공시설과 고밀도 인구 거주지역 부근에서 가장 크게 나타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 지역의 2018~2019년 평균 이산화질소 농도를 예측해 지상관측소의 이산화질소 농도 관측이 얼마나 해당 지역주민의 이산화질소 실제 노출과 괴리가 없는지를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이산화질소 배출이 많은 건물별 유형을 평가, 식품 가공시설, 10층 이상 고층아파트나 아파트단지 부근에서 이산화질소 배출이 가장 많은 것을 확인했다.
교통량을 고려해도 결과는 같았다. 그 원인은 보일러와 같은 아파트 내부의 연소설비로 추정된다. 사실 주거용 연소설비는 지금까지 대기오염 원인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이형주 교수는 “그동안 고층아파트와 같은 고밀도 인구거주지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앞으로 고밀도 인구거주지 역시 이산화질소의 중요한 배출원으로 환경정책에서 다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공위성 자료를 활용한 연구가 대기환경 정책에 효과적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국내에도 수백곳에 달하는 지상관측소의 평가와 배치에 대해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 분야 권위지인 총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됐으며, 미국 NASA의 지구관측소(Earth Observatory)에 소개되기도 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