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직원이 1조 원에 가까운 복권에 당첨됐다. 복권 자판기 모니터에 나타난 상금이 '7억4700만달러'인 것을 보고 최근 인도한 '보잉 747기'가 떠올라 복권을 하나 더 산 덕분이었다.
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주 시애틀 타임즈에 따르면 이 지역 어번시에 사는 베키 벨 씨는 지난달 미국 로또복권 중 하나인 파워볼 1등에 당첨됐다.
당첨금은 7억5455만 달러(약 9816억원), 워싱턴주 복권 사상 최고액이다.
벨 씨는 지난달 초 마켓에서 딸과 함께 장을 보던 중 복권 자판기 모니터에 당첨금이 표시된 것을 봤다. 평소에도 20달러어치 복권을 매주 사 온 그는 이미 복권 한 장을 구매한 상태였지만 더 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복권 당첨금이 7억4700만 달러를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본 벨은 최근 인도한 747기가 떠올랐고, 결국 복권을 한 장 더 구매했다. 그는 보잉 공급망 분석가로 36년간 일해왔다.
그날 산 복권에는 당첨 번호인 5, 11, 22, 23, 69과 파워볼 '7'이 찍혀 있었다.
파워볼 1등에 당첨되려면 '흰색 공' 숫자 1∼69중 5개와 '빨간색 파워볼' 숫자 1∼26 중 1개 등 6개 숫자를 모두 맞혀야 한다.
벨은 처음에는 당첨 사실을 알지 못했다. 추첨 다음 날 당첨된 복권이 자신이 살고 있는 어번에서 판매됐다는 기사를 보고서야 "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퇴근 후 숫자를 맞춰봤다.
벨은 "그동안 복권을 사서 20달러 이상 당첨된 적이 없다"며 "당첨 사실을 알고 내가 받은 충격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냥 쓰러져 엉엉 울었다"고 말했다.
이에 자고 있었던 아들과 딸을 깨워 번호를 확인하고, 다른 딸에게 전화를 걸어 이를 다시 확인했다고도 했다.
벨은 오는 6월 은퇴할 예정이었지만, 업무 인수인계가 끝나는 대로 이번 달까지만 근무할 예정이다.
한편 보잉 747기는 1970년 취항 이후 50여 년간 총 1574대가 생산됐다. 본격적인 장거리 항공 여행의 길을 열어젖힌 '하늘의 여왕'으로 불린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연비가 뛰어난 777이 출시되면서 입지가 줄어들어 지난달 1일 마지막 비행기가 인도됐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