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독일에 바이오헬스 산업에 특화한 현지 지사를 구축한다. 국내 중견·중소 의료기기 기업이 직접 소화하기 어려운 현지 인증을 지원하는 '대리인'으로 변신해 수출 확대를 후방 지원한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KCL은 이르면 오는 6월 독일 지사를 열고 국내 의료기기 업체 지원 사업을 시작한다. K-의료기기를 유럽에 수출하기 위해 꼭 필요한 'CE 인증' 확보를 원스톱 지원하는 전초기지다.
KCL 관계자는 “우리나라 의료기기 기업의 수출 관련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현지 지사”라면서 “CE인증 유럽 대리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의료기기 기업들을 대상으로 품질관리 심사(GMP)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의료기기를 제조·수입해 유통하는 업체는 반드시 GMP를 받아야 한다. 미국(FDA), 유럽(CE) 등으로 의료기기를 수출하기 위한 별도 인증도 필요하다.
해당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의료기기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국제규격 ISO 10993에 따라 시험한 보고서가 요구된다. 이 때문에 한국 의료기기 업체는 내수용·수출용에서 서로 다른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인력, 비용 등이 2중으로 드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8년 ISO 10993-1로 개정됐지만 한국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EU는 역내에 현지 법인을 세우지 않은 타국가 의료기기 기업에 CE인증 획득 등 주요 절차를 수행하는 대리인을 지정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의료기기 기업이 유럽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별도 거점을 마련하거나 대리인을 확보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일부 대기업 이외 대부분 기업이 외국 인증기관에 대리인 업무를 의뢰했다. KCL이 올해 독일 바이오 지사를 열면 한국 기업들이 수출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을 모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속한 CE 인증 처리로 수출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영태 KCL 원장은 “K-의료기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산발적인 인증 관련 지원을 한 곳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의료기기 인증 종합지원센터'를 구축해 의료기기 수출에서 발생하는 애로를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