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데뷰 2023']초대규모 AI 일상화 앞장…'AI 플랫폼'으로 생태계 확장 가속

추출 아닌 생성 기반으로 클로바노트에서 '대화'까지 요약
주요 통화 내용 자연어 기반으로 기억하는 데에도 하이퍼클로바 활용
"산업계 전반으로 초대규모 AI 기술 도입 속도"

심화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경쟁 속에서 AI를 어떻게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을지 업계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자체 서비스에 다양한 방식으로 초거대 AI를 활용하고 이를 외부 파트너사들에게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네이버의 AI 비즈니스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는 27일과 28일 이틀간 열린 국내 최대 개발자 콘퍼런스 '데뷰(DEVIEW) 2023'에서 대중적 서비스를 통해 이미 일상에 녹아 있는 초거대 AI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추출 아닌 생성 기반으로 클로바노트에서 '대화'까지 요약

28일 네이버클라우드 정승환김형준 엔지니어는 'HyperCLOVA 요약 서비스: Long-Form Open-Domain Dialogue Summarization' 세션을 통해 클로바노트의 'AI 요약' 기능을 소개했다. 클로바노트에 기록된 대화에서 핵심을 자동으로 요약해 보여주는 기능으로, 네이버가 개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가 활용됐다. 기사나 보고서와 같이 정제된 문서와 달리 “음” “어” 등의 간투어나 같은 말의 반복이 자주 등장하는 대화 텍스트를 요약하기 위해, 주요 문장을 추출하는 방식이 아닌 내용 전반을 이해해서 요약문을 생성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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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클라우드 Document Intelligence 팀 김형준 엔지니어가 데뷰 2023에서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생성 기반 요약에는 우수한 이해 능력을 갖춘 언어 모델이 필요한데, 하이퍼클로바가 그 역할을 수행했다. 김형준 엔지니어는 “하이퍼클로바는 자연스러운 말투, 다양한 도메인에 대한 지식, 풍부한 정보 등 요약 모델 구축에 적합한 장점들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규모 AI 기술을 활용한 클로바노트의 요약 기능은 강의를 녹음해 복습에 활용하는 학생이나 긴 회의 내용을 빠르게 파악해야 하는 회사원 등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네이버는 이날 발표에서 매달 최대 10회까지 지원되는 AI 요약 기능을 더욱 확대해 제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시간 대화 데이터 생성, 주요 통화 내용 자연어 기반으로 기억…하이퍼클로바 활용

'Remember Me: 맞춤 케어를 위한 기억하기 챗봇' 세션에서는 독거 어르신들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있는 초대규모 AI 기술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네이버 클로바 케어콜은 중장년 1인 가구를 위한 AI 안부전화 서비스로,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대화 경험을 제공하며 어르신 사용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해 다음 통화에 활용하는 '기억하기' 기능은 AI가 자연스러운 문답을 넘어 개인화된 대화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네이버클라우드 배상환 TL은 “AI의 기억 기반 대화를 위해 정보의 저장부터 관리, 활용까지 수행하는 장기 기억 모듈을 구성할 때, 대화에서 나오는 개체들이나 관계의 상세한 사전 정의가 필요한 기억하기 방식은 클로바 케어콜이 제공하는 자유 대화 상황에는 유용하지 않았다”며 “하이퍼클로바의 높은 자연어 이해 및 생성 능력을 활용해 자연어 기반의 장기 기억 모듈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이퍼클로바는 AI가 기억 기반 대화 능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장시간에 걸친 대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데에도 활용됐다. 기억 기반 대화의 몇 가지 예시를 학습한 하이퍼클로바가 비슷한 대화를 대량으로 생성해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으로, 네이버는 이를 통해 학습 데이터를 획기적으로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다.

◇산업계 전반으로 초대규모 AI 기술 도입 속도

하이퍼클로바를 활용한 대화 서비스는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넘어 외부 생태계에 솔루션으로 제공될 때 더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

배상환 TL은 “클로바 케어콜에 적용한 하이퍼클로바 기반의 사용자 상태 감지 기술과 대화 내용 기억하기 기술은 다양한 개인화 대화 서비스의 초석이 될 것”이라며 “초대규모 AI 기술을 이용해 챗봇과 대화하는 것만으로 건강 상태를 기억하고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 사용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대화형 에이전트 서비스 등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사 서비스를 통해 하이퍼클로바 능력의 비즈니스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네이버는 외부 파트너사들이 하이퍼클로바를 각자의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길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코딩 없이도 하이퍼클로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AI 개발 도구 '클로바 스튜디오'는 지난해 2월 클로즈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1,000여 개 기업들의 사용 신청이 이어졌다. 직장인 경력 데이터 관리 서비스 '잡브레인'에서 클로바 스튜디오를 통해 'AI 자소서 생성 기능'을 만들고, 현대백화점에서도 하이퍼클로바를 기반으로 AI 카피라이팅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하이퍼클로바는 다양한 산업계의 기반 기술로서 도입되고 있다.

나아가 오는 7월 여러 비즈니스와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고도화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 X'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AI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한층 더 갖춰가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자체 초대규모 AI 및 클라우드 기술력뿐만 아니라, 대중적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기반으로 하는 AI 비즈니스 역량까지 보유한, 글로벌에서도 흔치 않은 기업”이라며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네이버의 초대규모 AI 생태계를 더욱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