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생태계가 세대교체를 예고하고 있다. 커머스 세대는 4단계로 나뉜다. 1세대 커머스가 PC 기반의 전통 커머스라면 2세대는 모바일, 3세대는 미디어 커머스다. 앞으로 다가올 4세대 커머스는 '쇼트폼 리뷰 커머스'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커머스 환경은 소비자가 주로 시간을 소비하는 객체나 수단에 따라 변화했다. 첫 e커머스 시장인 1세대 PC 기반 커머스는 인터넷 기술과 개인 컴퓨터 보급이 확산되며 빠른 배송, 많은 상품, 최저가, 손쉬운 결제를 기반으로 태동했다. 2세대 모바일 커머스는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며 도래했다.
북미권 보급을 시작으로 세계로 뻗어 나아간 스마트폰은 새로운 커머스 시대를 열기에 충분했다. 현재 소비자는 모바일 스마트폰을 통해 보다 편리하고, 활발하게 e커머스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구매할 물건을 정해 놓고 플랫폼을 방문하는 '목적형 소비'가 확산했으며, 다양한 제품군을 다루는 오픈 커머스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3세대 미디어 커머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모바일기기 대중화에 힘입어 다양한 SNS 채널이 성장했다. 이때 등장한 SNS는 대규모 트래픽을 기반으로 방문자를 타기팅하는 마케팅 최전선으로 활용됐다. 잠재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높은 군중에게 제품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도 이 시기에 도입된 기술이다. e커머스 사업자는 이른바 '후킹'(Hooking)한 콘텐츠를 제작, 잠재 소비자와의 소통을 극대화하며 판매율을 높였다.
어떤 요소에 힘입어 커머스가 변화하고 성장해 왔는지, 어떤 이유로 새로운 커머스가 대세를 이루게 됐는지 핵심을 요약해 보면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소비자가 그 세대에 가장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객체, 수단에 큰 변화가 있을 때 가장 잘 적응한 e커머스가 매번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그렇다면 4세대 커머스는 어떠한가. 최근 소비자의 시간을 가장 많이 뺏고 있는 객체, 모든 시장을 아우르며 화두가 되고 있는 '쇼트폼 동영상 콘텐츠'가 4세대 커머스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소비자는 짧은 시간에 농도 짙은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길 원한다. 많은 이가 단 3초 이내에 콘텐츠를 보아야 할 이유를 받고 싶어 하며, 10초 이상의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 않은 성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도 각기 숏츠, 릴스 등을 통해 숏폼 시장 포섭에 발 빠르게 나서며 메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쇼트폼 콘텐츠가 떠오르면서 불특정 다수의 소비자가 직접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UGC 콘텐츠' 시장도 급부상하고 있다. 사용자생성콘텐츠(UGC)란 고객이 주도적으로 생산해서 온라인 플랫폼에 공유하는 콘텐츠를 말한다. 이를 통해 누구든 크리에이터로서 소비경험을 담은 쇼트폼 영상 콘텐츠, 즉 '쇼트폼 리뷰 콘텐츠'를 손쉽게 생산할 수 있다.
종류도 다양해져 제품에 대한 후기 포스팅, 신제품에 대한 기대평, 챌린지 이벤트를 위한 영상 등 목적과 포맷에 따른 개성 있는 숏폼 콘텐츠 및 숏폼 플랫폼 양산도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필자도 4세대 커머스 변화에 적극 발맞추고 있다. 실구매자의 동영상, 포토, 텍스트 등의 리뷰를 수집해주는 브이리뷰를 시작으로, 숏폼 마케팅 소재를 자동으로 만들어주고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다양한 채널에 마케팅 활동을 진행해주는 솔루션 '엠프', 글로벌 숏폼 영상후기 커머스 플랫폼 '스프레이' 등 '리뷰 커머스'에서 '발견형 커머스'까지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수많은 기업의 사업 활성화 조력은 물론, 소비자의 만족도 증대에 영향을 미치며 트렌드 변화를 주도했다.
사람들은 SNS를 구경하듯 영상 리뷰를 보면서 취향과 상황에 따라 원하는 제품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기존처럼 내가 필요로 하는 제품을 먼저 찾고 그다음 후기를 보는 과정이 아니라 내게 필요한 제품과 관련된 다수의 쇼트폼 리뷰 콘텐츠를 소비하면서 원하는 제품을 좀 더 빠르게 발견하고 구매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것이 곧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기업들의 성공 방정식이자 4세대 커머스로 꼽히는 쇼트폼 리뷰 커머스의 핵심 골자다. 본격 포문을 연 4세대 커머스의 진화가 어디까지 이뤄질지 판도 변화가 기대된다.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 morgan.yoon@indent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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