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위기에 투자하는 것이 벤처"…이달 상장 추진

“겨울은 그리 길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동계훈련을 거쳐 한 층 더 성장하듯 우리 스타트업도 추운 겨울을 잘 견디고 난 뒤에는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모두가 위기라고 할 때 투자해야 더 큰 기회가 있다고 믿습니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벤처투자업계 안팎의 투자심리 위축이 머지않아 끝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1996년 LG창업투자로 시작해 2008년 사명을 변경한 범LG가 벤처캐피털(VC)이다. 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 예정이다.

박 대표는 “산업구조 변화가 이뤄지고 주식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선 지금이 오히려 투자하기 좋은 시점”이라면서 “상장을 통해 운용사 출자 규모를 10% 이상으로 늘리고 펀드 규모도 확대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LB인베스트먼트는 오는 13~14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 20~21일 일반청약을 거쳐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희망공모가는 4400~5100원으로 상장을 통해 135억원 상당을 조달하는 것이 목표다. 조달한 자금은 전액 펀드 출자에 투입한다. 3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벤처펀드를 추가 결성하고, 결성금액의 10% 이상을 LB인베스트먼트가 출자할 계획이다. 향후 최대 15% 수준까지 출자를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27년간의 안정적인 성과는 LB인베스트먼트 최대 강점이다. 지난 20년간 국내 벤처펀드 평균 순내부수익률은 5.3%다. 반면 LB인베스트먼트 청산펀드 순내부수익률은 10%에 이른다. 특히 투자기간이 종료된 모든 펀드의 평균 총수익률은 33%에 달한다. 총 운용자산 규모는 1조2000억원에 이른다.

박 대표는 “1조원 이상의 운용자산에서 발생하는 관리보수는 물론 계속된 성과보수를 바탕으로 출자자에게 신뢰를 주고 있다”면서 “투자기업 역시 한 번 투자하면 믿고 신뢰하면서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이 안정적인 성과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LB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투자한 2000억원 규모 투자 가운데 약 45%는 후속투자였다. 하이브, 에이블리, 무신사, 툴젠 등 이제는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 역시 초기부터 발굴해 지속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센코 사례는 박 대표 투자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표 사례다. 박 대표는 반도체 기업 센코에 초기 단계부터 투자했다. 상장 이후에도 250억원 규모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추가 자금을 지원했다. 비상장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검증된 투자 능력을 향후 상장지분사모투자(PIPE)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상장 이후에도 한 번 연을 맺은 기업과는 끝까지 함께한다”면서 “초기투자나 사모투자 분야에서도 LB인베스트먼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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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