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통신사와 은행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과 통신 분야의 독과점 폐해를 줄이라고 지시함에 따라 주요 사업자의 담합 혐의를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카르텔조사국과 시장감시국은 은행사와 이동통신사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카르텔조사국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 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이 대출 금리와 고객 수수료를 담합했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각 은행에 다음달 3일까지 현장 조사를 예고했으며 여신 업무 전반에 대한 고강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과거 국민은행과 농협,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SC은행 등 6개 은행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담합한 혐의를 조사했으나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해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시장감시국은 SK텔레콤, LG유플러스, KT 등 이동통신 3사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OTA),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이통3사가 요금체계와 지원금, 고객지원과 관련해 담합하거나 불공정거래 행위를 했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3사가 자회사인 알뜰폰 사업자와 자회사가 아닌 사업자를 차별했는지도 들여다본다.
공정위는 최근 5년간 이통3사 또는 계열사의 담합 의혹을 조사했으나 요금제 담합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3일 윤 대통령에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 금융 분야 소비자 약관 시정 등을 골자로 하는 '금융·통신 분야 경쟁 촉진 방안'을 보고했다. 조만간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시장과 요금체계에 대한 시장 분석에도 착수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의 조사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