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핀테크허브 구축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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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모든 산업의 핵심 요소다. 그런 관점에서 금융 역시 디지털화는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명확한 추세이다. 따라서 금융허브도 아날로그 금융허브 중심에서 디지털 금융허브, 즉 핀테크허브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영국이 금융규제 완화와 핀테크허브 강화에 재차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우리 금융당국도 기존 금융허브 대신 핀테크허브(디지털금융중심지) 정책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지난 핀테크칼럼 '아시아 핀테크허브, 가능할까'(1월12일)에서 우리나라는 강력한 정보기술(IT)·디지털 브랜드, 글로벌 순위 4위에 랭크된 핀테크 혁신역량, 금융·비금융 간 시너지 창출이란 무기가 있어 충분히 아시아 핀테크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번 칼럼에선 핀테크허브 기대 효과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아날로그 대신 시공간 제약이 없는 디지털을 활용하는 만큼 비용·시간 절감에 따른 효율성 제고 효과는 기본이다. 물론 일각에선 '디지털금융 성격상 금융허브 집적 효과가 취약해 효율성이 낮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디지털이라 해도 핀테크업체 간 집적 효과가 있고, 핀테크업체 외 '핀테크 활용' 금융회사도 포함한 허브 구조의 다양화도 가능해서 오히려 집적 효과가 커질 수 있다.

둘째 빅데이터 구축과 ABCD(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 활용 효과가 극대화된다. 핀테크허브는 비즈니스모델 관점에서 보면 국내외 디지털 금융플랫폼 집적지다. 따라서 디지털 금융플랫폼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빅데이터도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집적할 수 있어 ABCD기술의 활용 효과도 그만큼 극대화할 수 있다.

예컨대 국별 또는 국가 포트폴리오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 만족도 평가 및 제고, 맞춤형 신상품 개발 등이 대표 사례다. 이와 관련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우리나라가 디지털 금융플랫폼산업의 대표격인 마이데이터산업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국가라는 점이다. 마이데이터산업 성장 여하에 따라선 홍콩이나 싱가포르 대비 명확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셋째 우리나라의 강점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기대효과는 금융과 여타 서비스산업 융합 효과를 꼽을 수 있다. 디지털 금융플랫폼 특징 가운데 하나는 손안에서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서비스산업을 융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디지털 금융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소비자에게 금융만이 아닌 의료·헬스, 문화예술, 교육, 부동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는 금융에만 특화된 도시국가 '홍콩·싱가포르'가 쫓아올 수 없는 우리 고유의 경쟁력 분야가 될 것이다.

넷째 디지털 금융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수출입 창구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금융데이터, 특히 금융결제데이터는 모든 비금융 기업의 소비자 행동을 분석할 수 정보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 금융플랫폼과 온라인쇼핑몰을 연계할 경우 비금융 기업의 수출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해외 인지도가 취약한 벤처기업의 수출 창구로 활용할 경우 벤처기업의 비용 절감과 수출 확대는 물론 핀테크 또는 금융회사와 온라인쇼핑몰의 해외 진출에도 훌륭한 윈윈 수단이 될 수 있다.

다섯째 블록체인 기술과 연계할 경우 디지털자산 허브로도 융합·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디지털자산에 관한 한 이미 글로벌 선진국이다. 따라서 최근 금융당국이 토큰 증권 제도화를 시작한 만큼 핀테크허브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려볼 만 하다. 이 밖에 핀테크허브 구축이 본격화하면 핀테크업체 글로벌 진출이 활발해져서 유니콘으로의 성장 기회가 늘어난다든지 로보어드바이저나 디지털자산업체의 사이버 영토(Cyber-territory)가 무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린다. 수동적인 핀테크허브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First-Move Advantage를 노리는 과감한 핀테크허브전략을 기대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ysjung161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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