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진팬 헤파·탄소나노튜브 필터 장착
공기청정기 역할…세균 99.9% 제거
美 조달시장 진입 목표…중동 공략도
퓨리움은 살균·향균·청정·집진·탈취 등 다섯 가지 기능을 갖춘 스마트 에어샤워 게이트를 생산하는 이노비즈기업이다. 중국발 황사 및 초미세먼지 유입과 코로나19를 계기로 중요성이 강조되는 공기질 관리에 특화된 제품을 만든다. 공공기관이나 병원, 오피스 빌딩 출입구를 통과할 때 볼 수 있는 대형 에어샤워 게이트가 바로 퓨리움 제품이다.
퓨리움이 선보인 에어샤워 게이트는 직관적이다. 출입구를 지나는 사람에게는 단지 몸에 묻는 초미세먼지나 머리카락을 강한 바람으로 털어주는 기능을 갖춘 게이트로만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에어샤워가 작동할 동안 하부의 대형 집진기가 유해물질과 바이러스를 순간적으로 집진·제거한다. 집진팬 내부에는 각종 헤파(HEPA)필터와 탄소나노튜브 필터를 장착해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휘발성유기화합물(TVOC), 담배 연기 등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토출되는 바람 역시 단순한 바람이 아니다. 항공공학에 응용되는 베르누이 법칙과 벤추리 법칙을 이용해 강력한 회오리 바람을 만들어낸다. 별도 전기시설이나 공기압축장치 없이 220V 일반전압으로도 조용하고 강력한 바람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남호진 퓨리움 대표는 실내공기질 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입구 등 유해물질 유입 경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남 대표는 “2016년 무렵 초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대책이 쏟아졌다. 도로에 물을 뿌려 도로에 있는 먼지를 줄이니 먼지가 뭉쳐 하수구에서 쓰레기가 나오는 등 미봉책이 계속됐다”면서 “실내로 들어오는 먼지를 원천 차단하지 않고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제품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밀폐된 공간에서도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비행기나 우주선 같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 퓨리움 공기정화기술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퓨리움의 에어샤워 게이트는 에어샤워를 통해 출입구부터 미세먼지를 막아낸 뒤에는 그 자체로 대형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 회사의 대표제품은 실시간으로 실내공기질을 체크하고, 빠르게 환류를 일으켜 약 1000평 공간의 공기 청정을 수행한다. 부유세균과 부유바이러스를 99.9% 저감할 수 있다.
유해물질 유입 경로를 원천차단해 공기질을 관리한다는 단순한 발상이었지만 발상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치열한 연구개발(R&D)이 필요했다. 산업용 냉장고나 산업용 에어컨처럼 많은 소음이 발생해서는 안 됐다. 그렇다고 좋은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 지나치게 제품이 커지는 것 역시 곤란했다.
남 대표는 “건물 출입구 규격이 표준화되고 있어 출입구에 기준을 맞추고 기술을 더했다”면서 “어린이나 노약자, 임산부는 물론 여름에 얇은 옷을 입은 여성, 가발을 쓴 아저씨까지 누구에게나 부담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이용자 편의에 맞춰 적합한 기술을 하나하나 맞춰 나가다 보니 현재의 에어샤워 게이트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혹시나 모를 감전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직류(DC) 전원 환경에서 저전력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개발했고, 저전력에서도 강한 바람을 토출하기 위해 유체역학 기술도 적용했다. 공기청정기능뿐만 아니라 열화상 카메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부가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전장보드 역시 내부에 탑재했다. 금속탐지기 등 보안 기능을 스마트 에어샤워 게이트를 통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남 대표 목표다.
그는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철학이 없다면 기술 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공간을 만들겠다는 명확한 비전으로 회사가 나아가고 있는 만큼 대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목표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연내 미국 조달시장 진입이 목표다. 사막이나 모래바람 등 건조한 환경에 놓인 중동과 같은 국가도 주요 공략 시장 가운데 하나다.
남 대표는 “깨끗한 공간을 만든다는 사명감이 회사 미션이니 만큼 구매나 제품 생산, 판매와 폐기까지 환경 영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재생 에너지 사용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술력은 물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남호진 대표 인터뷰
-창업 계기는.
▲2016년 무렵 처음으로 미세먼지가 사회문제가 됐다. 그때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부에서는 차량 5부제, 지하철 무임승차 같은 혜택을 내걸며 대중교통 타기 캠페인을 했다. 살수차도 부쩍 늘었다. 그런데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물을 뿌렸더니 하수구가 막히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때 마침 실내에 공기청정기를 많이 가져다 놓기 시작했는데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공기청정기를 가져다 놓았지만 먼지가 유입되는 경로는 결국 정해져 있는 것 아닌가. 먼지가 계속 들어오는데 공기를 청정해봐야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생각했다. 우주선이나 비행기, 잠수함 같은 공간은 어떻게 공기질을 관리할까를 고민하던 끝에 아이디어를 얻었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우리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에너지 효율이 핵심이었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했다. 관리자도 이용이 쉬워야 하고 안전해야 했다. 산업용 기기와는 달라야 했다. 산업용 기기는 성능은 좋겠지만 소음이나 전력 과소비 등 문제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래서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해 전력 공급방식도 직류로 작동하도록 했다. 어디서나 플러그를 꽂아 쓸 수 있도록 하고, 접지 불편함도 줄여 안전성을 확보했다. 바람 토출 방식 역시 비행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특허를 확보했다.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노비즈인증 이유와 인증 이후 혜택이 있다면.
▲퓨리움이 가진 혁신기술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 이를 통해 연구개발(R&D)과 판로개척 등 정부지원 사업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2020년 이노비즈인증을 받았다. 덕분에 혁신형 중소기업 방송광고 지원사업 참여를 통해 라디오 광고 제작과 송출을 지원받았다. 특허 등록 시에도 우선 심사 지원대상에 포함돼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과 이노비즈 인증 취득 시점이 맞물리면서 당사 제품인 '다중 시설 이용 스마트 방역 게이트'가 혁신성을 지닌 제품으로 대외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회사 매출 향상에도 기여했다.
-어떤 회사로 기억됐으면 하는지.
▲앞으로도 퓨리움은 일상생활 모든 공간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다양한 공기청정 신제품을 개발하겠다. 고객과 지속 소통해 다양한 요구를 지속 반영, 세계 최고 공기청정 브랜드로 만들겠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