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윤혜정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 "데이터 격차 해소, '선도·혁신·균형' 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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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이 진흥원 주요 성과와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KT 입사 후 20년간 서비스 개발자로 일했다. 임원 기간까지 포함하면 30년가량을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변화와 함께 했다.

PC통신부터 IPTV, 모바일 혁명까지 역사의 순간을 목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KT 마지막 5년동안 빅데이터 등 그룹 전체 데이터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업무에 적용하며 데이터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윤혜정 원장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준비된 기관장이었다. 데이터에 대한 노하우와 철학을 보유한 전문가로서 진흥원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윤 원장은 창립 30주년을 맞은 진흥원에 '데이터 격차 해소' '데이터 유통·거래 활성화'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에 관심이 고조되면서 데이터 중요성이 부각되는 등 진흥원 역할과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한 시기다.

윤 원장을 만나 향후 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원의 목표와 계획을 들어봤다.

대담=안호천 ICT융합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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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오른쪽)과 안호천 전자신문 ICT융합부장이 진흥원 주요 성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취임 후 1년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역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인가.

▲최근 사회전반 디지털전환이 가속화되고 급격한 기술발전으로 데이터 활용이 필수로 부각된다. 데이터 격차로 인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격차가 심화되면 국가경쟁력에 저해요소가 된다.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전히 갈길은 멀다. 이제 격차 해소를 위한 기반을 만드는 단계다. 대기업-중소기업 간 데이터 활용 격차 해소를 위해 데이터 바우처 지원과 문제은행으로 해결하려 한다. 선발 서비스사업자의 데이터 선점과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후발기업의 진입장벽 문제는 마이데이터로 해결하고자 노력 중이다.

취임 후 주요 사업 성과를 꼽는다면 데이터 유통·활용 촉진과 인력 양성 확대 등 국내 데이터 산업 성장과 혁신을 위해 기여했다는 점이다. △데이터 유통·활용 생태계 기반 조성 △안전한 데이터 인프라 조성과 산업 경쟁력 강화 △산업 수요에 부응하는 데이터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주요 사업을 추진했고 다각적인 성과를 만들었다.

-올해 진흥원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어떤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의 30년은 어떨 것이라 기대하는가.

▲진흥원은 30년간 '데이터'라는 하나의 주제로 산업 변화와 흐름을 함께했다. 데이터 유통·활용 촉진과 인력 양성 확대 등 국내 데이터 산업 성장을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2022년 9월), 데이터 산업 진흥 기본계획(2023년 1월) 등 국내 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핵심 정책이 시장에 안착되도록 30년간 걸어온 길을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고 도약을 준비할 때다.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최근 '디지털 대한민국을 실현하는 데이터 전문기관'으로서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데이터 산업 성장과 데이터 활용을 통한 경제적·사회적 혁신에 기여하려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향해야 할 핵심 가치가 '선도, 혁신, 균형' 이다.

데이터 선도기관으로서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데이터 산업의 혁신 성장을 견인하는 기관이 돼야 하며 공공기관으로서 국민·기업의 데이터 활용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데이터 선도기관으로서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어떤 사업이나 전략 등을 펼칠 계획인가.

▲△가치평가 제도 활성화 지원 △마이데이터 기반 조성 △인력정보 관리 체계 마련 △데이터 안심구역 사업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기업 스스로 데이터 생산 동인이 생겨 또 하나의 자본(자산화)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다.

기존의 개인데이터 활용 지원 수준(실증 사업 등)을 넘어 마이데이터 보호·활용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 이를 통해 개인이 의미있는 데이터를 생산하는 기반 마련에 집중하겠다.

직접적으로 데이터 인력 양성 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인력에 대한 질적 양성을 도모하고 미스매칭을 해소하겠다. 예측력 강화 등을 위해 인력정보 관리 체계 마련 등 또 다른 차원으로 개척하려 한다.

법적 기반 하에 운영중인 데이터 안심구역을 지역 거점으로 확장시켜 데이터 보호가 점점 더 강화되는 시기에 대비 하려한다.

-국내 데이터산업은 지속 성장 중이다. 정부 정책 목표인 데이터 산업 시장 50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가.

▲데이터 바우처 지원과 데이터 혁신기업 육성(스타즈-글로벌) 사업 등을 중점 추진하려 한다.

데이터 바우처 지원 사업(2019∼2023년 1만1000여건 지원)을 중심으로 중소·벤처·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전 산업에서 모든 기업이 데이터 활용을 통해 디지털전환 기반을 만들도록 지원한다.

데이터 혁신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성장 주기 등을 고려한 지속 성장·지원체계 마련 등 컨트롤타워로서 역할도 할 것이다.

-데이터 활용 격차 해소도 중요한 과제다. 기업 간, 지역 간 불균형 문제 등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

▲공공기관으로서 끊임없이 취약층의 경쟁력을 효과적으로 높힐 수 있는 정책을 고민했다. 그 일환으로 '데이터 문제해결 은행 구축·운영'을 중점 추진하려 한다. 이를 통해 정부 정책 목표 달성(기업 데이터 도입률 30%, 데이터 활용역량 10위권)을 위해 노력하겠다.

데이터·AI 기반 혁신사례를 수집해 기업의 당면 문제와 유사한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다양한 데이터 활용 사례를 동종 또는 유사 분야에서 폭넓게 보급·확산하려 한다. 현재 우선적으로 데이터 바우처 지원 사례를 기반으로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중소 기업 간 데이터 활용 격차를 해소하고 수도권·지역간 불균형 해소, 취약층의 경쟁력 제고 등 상향 균형 발전을 이끌겠다.

-'챗GPT'로 인해 AI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AI의 핵심은 데이터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 산업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일반론적으로는 △고품질의 데이터를 AI 모델이 부족하지 않게 공급·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 △AI로 학습된 모델 고도화를 위해 분야별 도메인 지식+데이터 융합·설계 등 전문 역량을 가진 데이터 전문가(데이터과학자) 주도로 다수의 강화 학습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챗GPT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적 변화를 만들것이라 생각한다. 데이터의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하는 두 가지가 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것과 '축적의 시간'이다. 챗GPT는 조직의 명시적, 암묵적 지식을 축적하고 활용하는 것에 있어 존재하던 커다란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AI 솔루션 개발, 비즈니스 개발과는 다른 측면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챗GPT와 같은 AI 기술 활용을 통한 혁신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기업의 명시적·암묵적 지식 데이터 축적과 솔루션 활용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데이터 유통과 거래가 활발해져야 산업도 성장한다. 이를 위해 중점 추진할 부분은 무엇인가.

▲유통과 거래가 활발해지기 위해서 데이터 활용을 통한 가치를 발견하고 컨설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측면에서 이번에 시행되는 데이터 거래사가 시장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기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데이터 거래사 1·2기를 모집했다. 경쟁률도 높았지만 지원자 전문성이나 역량도 기대 이상이었다. 이들이 데이터 유통과 거래 시장을 이끌 매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데이터 보유기관들과의 협력체계 등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진흥원은 국내 실정에 맞는 데이터 유통·거래 생태계 조성을 위해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 보유하고 있다.

2019년 표준계약서와 2020년 데이터 거래 지원 가이드라인(가치평가, 품질측정, 법률검토)을 개발했다. 이는 빅데이터 플랫폼, 금융 데이터 거래소(금융보안원) 등에서 이미 활용 중이다.

데이터 산업법 시행(2022년 4월)에 따라 새롭게 도입되는 데이터 가치평가, 품질, 표준계약서 등의 유통·거래 제도가 산업현장에서 잘 안착·확산하도록 정책 지원에 매진할 계획이다.

올해는 가치평가 방법과 절차 등 실무 가이드라인을 마련(개발)하고 비정형데이터 등 데이터 품질인증 모델 개발, 유형별 표준계약서 제정·가이드라인 제작·보급 등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어떤 원장으로 평가받고 싶은가.

▲데이터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예전 지식경영이 각광 받았다. 지식경영은 조직에 소속된 개개인이 갖고 있는 암묵적 지식을 순환시켜 축적·증폭시킬 때 조직 역량이 증가하게 되며 새로운 지식의 창조가 비로소 가능해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기술발전으로 지식의 데이터화가 가능한 시기가 됐다. 지식경영을 제대로 구현해볼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셈이다. 진흥원 30년의 경험과 앞으로의 30년의 경험이 축적·활용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일하는 방식을 정착시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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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윤혜정 원장은

1966년생으로 KT 근무시절 KT 빅데이터사업지원단 단장과 KTDS 신사업수행총괄 부사장을 역임하는 등 KT의 데이터 관련 사업을 총괄했다. 공공데이터 전략위원회 전략위원으로 활동하며 공공의 데이터 정책과 방향을 함께 고민했다. 공공·민간을 아우르는 데이터 전문가라 평가받는다. 2021년 11월 제5대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으로 취임했다.

정리=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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