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의혹'·'색깔론', 진흙탕 싸움 번지는 與 전당대회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본경선을 진행 중인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일주일 만에 후보자간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양강주자로 꼽히는 김기현·안철수 후보 사이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전당대회 갈등 봉합도 점점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본경선 이후 첫 주말인 18일과 19일에도 전당대회 최대 화두는 땅투기 의혹으로 점철됐다. 앞서 15일 1차 TV토론에서 황교안 후보가 처음 제기했던 울산 KTX역 인근 땅의 김 후보 투기 의혹을 안 후보가 계속 이어가면서 논란을 키우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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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가 18일 청주시 흥덕구 국민의힘 충북도당 강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김 후보는 안 후보의 발언을 “명백한 비방, 흑색선전 및 인격공격”이라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엄중조치를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안 후보의 의혹 제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 선관위원회도 후보들 줄세우기 하나. 후보들의 비방과 흑색선전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전당대회 선거관리 형평성까지 문제를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 후보 측은 “김 후보의 부동산 투기 의혹은 지역 토착비리 성격이 강하다. 이를 검증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의 방탄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라며 해당 의혹이 내년 총선에서 큰 문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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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가 17일 대구 중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코로나19 기억의 공간 개관식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후보의 투기 공세가 계속되자 김 후보 측에서는 '색깔론' '보수 정통성 검증'으로 반격에 나섰다. 김 후보는 안 후보가 국민의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과거를 언급하며, 보수의 정통성과 정치적 소신이 없음을 공격했다.

김 후보 측은 “국민의당이 가장 먼저 탄핵을 주장했고,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탄핵을 자기 공으로 삼던 안철수 후보의 발언은 지금도 선명하다”며 “국민의당 의원을 이끌고 탄핵에 앞장선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이 발언을 잊었는가”라고 비판했다.

양 후보간의 상호 비방전은 강도를 더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압도적인 선두가 드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 주에는 두 번의 TV토론회까지 예정되어 있어 제2·제3의 폭로전과 비방전이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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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1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바로세우기(국바세)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양강 후보의 싸움이 격화되는 가운데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으로 불리는 친이준석계 후보들은 광폭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 4인 후보는 '윤핵관' 반대세력으로 구분되는 '국민의힘바로세우기'와 함께 18일 대구에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나경원 전 의원 지지모임인 '나랑모' 관계자들이 함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천하람 후보는 “나 전 의원 지지모임이 '천아용인'을 지지하는 일까지 생기고 있다. TK에서 돌풍이 곧 태풍이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