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어증은 증상 중 하나'…브루스 윌리스, 진짜 병은 치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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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윌리스 주연 영화 ‘다이하드 4.0’ 스틸컷.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지난해 실어증으로 은퇴한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치매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윌리스 가족이 이날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그가 전두측두엽 치매(FTD) 진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FTD는 뇌 전두엽과 측두엽의 신경 세포 손상으로 발생한다. 전두엽과 측두엽이 수축하는 증상을 보이며 환자의 행동과 성격에 영향을 미치고 언어 능력 장애를 일으킨다.

지난해 3월 윌리스가 연기 생활을 중단하게 만든 실어증이 이 FTD 증상이었다고 가족들은 설명했다. 의학 지식 웹사이트인 ‘MSD 매뉴얼’에 따르면 FTD 환자 대부분은 단어를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치매가 진행될수록 말수가 줄어들거나 말을 더 이상 하지 않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월리스 가족은 “FTD는 많은 사람이 들어본 적이 없지만, 누구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잔인한 질병”이라며 “불행하게도 윌리스가 겪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그가 직면한 병의 한 증상일 뿐이다. 고통스럽지만 명확한 진단을 받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저명한 의료센터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FTD는 40∼65세 사이에 발병할 수 있고, 모든 치매 사례의 20%를 차지한다. FTD협회는 진단 후 평균 수명은 7~13년이라고 전했다.

윌리스 가족은 "오늘날 이 질병에 대한 치료법은 없고, 앞으로 몇 년 뒤에 바뀔 수 있기를 바라는 게 현실"이라며 윌리스의 진단을 계기로 FTD 환자와 치료법 연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성명에는 윌리스의 현재 아내 에마 헤밍 윌리스, 전 부인 데미 무어, 그의 다섯 자녀가 서명했다.

브루스 윌리스는 1970년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해 1980년대 TV 드라마 ‘블루문 특급’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다이하드’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액션 스타로 등극했다. 이 외 ‘펄프 픽션’, ‘아마겟돈’, ‘식스 센스’, ‘익스펜더블’, ‘씬 시티’, ‘글래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윌리스는 골든글로브상, 에미상을 받았고 2006년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