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한국 경제가 둔화 국면을 맞았다는 첫 공식 진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 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작년 6월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한 후 최근까지 비슷한 평가를 해왔다. 지난달 그린북에서는 '경기 둔화 우려 확대'로 평가했으며 이달에는 '경기 둔화'로 평가했다.
작년 4분기 한국 경제는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수출도 부진했다. 4분기 실질GDP는 전기 대비 0.4% 감소해 2020년 2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지난 1월 수출은 1년 전 대비 16.6% 줄어 작년 10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기재부는 “지난 1월 경상수지는 무역적자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전월 대비 악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작년 12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3.5% 감소하는 등 수출 부진의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도 0.2% 줄어 4개월째 감소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 대비 1.6% 감소했다. 2020년 4월 이후 32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기재부는 지난달 소매판매 중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 감소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1년 전보다 3.7% 줄었으며 할인점 매출액도 2.8% 감소했다.
소비자물가는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1년 전 대비 5.2% 올라 전월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지난달 69로 전월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정부는 “확고한 물가 안정과 민생부담 완화 기조 하에 수출과 투자 활력 제고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