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터키) 강진으로 5층 높이 아파트에서 떨어졌으나 생존한 '기적의 아기'가 지진 발생 닷새 만에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튀르키예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 사는 닐라이와 젱기즈 부부의 생후 8개월 된 막내딸 비르제는 지난 6일 새벽 강진으로 아파트 5층에서 튕겨 나갔다.
강한 충격에도 살아남은 비르제는 지진 발생 몇 분 후 건물 잔해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한 이웃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비르제는 구조된 후 5일간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지냈다. 한쪽 다리는 부러졌고 두개골이 골절됐으며 뇌 안에 일부 출혈이 있었다.
애초 비르제를 구조한 사람들은 누구 집 아기인지 알아보지 못했고, 가족을 찾기 위해 아기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한편 엄마인 닐라이와 아빠 젱기즈 등 가족들은 7층짜리 아파트 건물 잔해 속에서 비르제를 애타게 찾으면서도 그가 이미 숨졌으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닐라이의 자매는 이웃 사람에게 아기 엄마와 아빠가 아직도 막내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 이웃은 "강진 첫날 잔해더미에서 아기가 끄집어내지는 것을 봤다. 지진 발생 30분쯤 뒤에 아기가 구조됐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가족들은 마침내 SNS를 통해 그 아기가 비르제임을 확인했다. 가족들은 비르제가 병원에 있다는 것을 알고 부리나케 달려가 그리운 막내딸과 다시 만났다.
지진 발생 후 다른 가족들은 7층짜리 아파트 잔해더미에 갇혀 있었다. 엄마 닐라이는 14시간 만에 구조됐고 이어 네 살배기 큰딸 닐이, 그리고 마침내 아빠 젱기즈가 구조됐다.
엄마 닐라이는 "(비르제는) 창문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안 그랬으면 아기 침대를 둔 자리가 콘크리트 더미에 짓눌려져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둘째 딸 알린(2)은 지진 발생 후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닐라이는 "죽은 딸 때문에 너무 슬프다"면서도 "그래도 비르제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어서 하루빨리 퇴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르제를 치료하는 의료진도 아기가 회복되는 과정에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