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가 아랍에미리트(UAE) 딜러사로부터 1억달러(약 1264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 회사 측은 딜러사가 명백한 계약 위반 행위를 저지른 데다 우리나라 중재 기관에 소를 제기하지 않은 만큼 각하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건설기계는 UAE의 알와짓 그룹으로부터 1억달러 규모의 소송을 당했다. 알와짓은 현대건설기계가 딜러 계약 해지를 추진하자 맞불 성격으로 UAE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알와짓은 UAE에서 현대건설기계 장비를 독점 판매하는 딜러사다.
소송은 지난해 6월 처음 제기됐다. 현재는 최종심(3심)이 진행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UAE 1~2심 법원은 알와짓이 현대건설기계 본점 소재지인 한국에서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현지 법원은 원고(알와짓)와 피고(현대건설기계) 계약에 따라 원고는 한국에서 분쟁 중재 절차를 제기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 관할권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최종심에서도 각하 판결이 유력하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우리나라 해외 건설 누적 수주액 2위 국가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문해 30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따냈다. 현대건설기계로서는 수요 전망이 밝은 국가 가운데 하나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알와짓이 UAE 내 유일한 딜러사이긴 하지만 피소 전후로 대안을 마련해 뒀고, 현지 판매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면서 “법적 절차에 따라 소송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