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전력거래 역대 최대…수요 절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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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체감온도가 영하 25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전력 당국이 전력수요 상승에 대비한 비상 대응 태세에 들어갔다. 지난달 25일 경기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올겨울 전력거래량(발전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요 증가로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도 확대됐다. 이례적인 한파가 몰아친 것과 더불어 전기요금의 가격 신호 효과가 미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2년 12월과 2023년 1월 전력시장 내 전력거래량은 10만2324GWh로 역대 겨울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월과 1월 전력거래량이 10만GWh를 넘은 것도 지난 겨울에 이어 두 번째다. 전력시장 외 자가용 태양광 설비와 전력구매계약(PPA) 또한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올 겨울철 국내 전체 발전량은 역대 겨울 중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거래량은 발전사업자가 전기 판매사업자에 판매하는 전력량을 의미한다. 일부 손실분을 제외한 발전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전력거래량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전력수요가 상승하고 발전기 가동이 확대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원전과 함께 LNG 전력거래량은 역대 겨울 중 각각 두 번째로 수요가 높았다. 통상 석탄·원전은 기저전원으로서 상시 가동되는 가운데 전력수요가 상승하면 기동시간이 빠른 LNG 발전이 가동된다. 이번 겨울에는 경제적인 전원으로 분류되는 원전의 전력거래량이 지난 겨울에 이어 가장 많았음에도 가격이 비쌌던 LNG 또한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이 확대됐다.

특히 호남·서해안 중심으로 폭설과 한파가 겹쳤던 지난해 12월에는 LNG 전력거래량이 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12월 23일은 1시간 평균전력 소요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저전원과 함께 LNG 발전이 수시로 가동될 상황에 놓였던 셈이다.

겨울 전력수요 상승은 어느 정도 예상한 측면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겨울 전력수급 대책을 준비하면서 공급 능력을 109.0GW의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보한 바 있다. 때 이른 한파와 연료 수급, 불시 고장 등에 대비해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갖췄다. 이 때문에 전력 예비율은 올겨울 한 번도 두 자릿수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요 절감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산업부는 공공기관 실내 난방온도를 17도로 제한하는 등 에너지 절약 정책을 주도했다. 지난해 10월 전기요금을 ㎾h당 7.4원 인상하는 등 가격 신호도 주려고 노력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 수요 절감을 위해 전기요금 정상화로 가격 신호 효과를 강화하고 효율기술 개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12월 LNG 가동으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확대와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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