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정찰 풍선’을 격추했다는 소식에 중국이 거세게 항의를 한 가운데, 지난 2019년 중국이 풍선형 비행체가 자국 영공에 진입한 걸로 상정하고 미사일로 파괴한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중앙(CC)TV는 2019년 ‘국가방위 스토리’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시리즈물에 이 같은 영상을 담아 중국 공군력을 자랑했다. 이듬해에는 이 시리즈를 재방영하기도 했다.
영상을 보면 베트남·라오스·미얀마 등과의 접경에 주둔한 인민해방군 남부 전구 소속의 조종사는 전투기를 몰고 정찰 풍선을 찾는 모습과 이를 어떻게 격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목표물(풍선)을 고정하고 격추하는 데 3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얀 풍선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등 중국의 공군력을 자랑하는 내래이션이 이어졌다.
영상의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접경에서부터 중국 영공에 흘러 들어온 비행체에 대해 ‘방공 보안을 위협하는 초고고도 감시 기구’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격추한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는 최근 중국의 태도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은 자국 영공에 흘러 들어온 중국의 풍선형 비행체에 대해 며칠간 고민하다가 지난 4일(현지시간) F-22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해 미사일로 격추했는데, 여기에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미 해군은 잠수부들을 동원해 최소 2대의 스쿨버스 크기로 알려진 풍선 잔해와 관련 부품을 수거했다. 미국에 따르면 이 ‘정찰풍선’은 5개 대륙, 거의 모든 나라에서 탐지됐다면서 중국의 글로벌 감시 활동 일환이라고 짚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미국의 정찰 풍선 격추가 “명백한 과잉 대응으로, 국제법의 정신과 국제관례를 엄중 위반했다”면서,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측에 “결연한 반대와 강렬한 항의”의 뜻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의 풍선이 기상관측 등 과학연구에 쓰이는 민간용 비행선이라며 기후 탓에 우발적으로 들어간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여전히 미국의 격추에 아전인수식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