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등장…새 AI시대 촉발
연설문·그림 등 창작에 눈떠
국가 프로젝트 민관 협력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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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격파하면서 세계는 AI 충격에 휩싸였다. AI가 인간의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실감한 사건이다.

6년 후 세계는 '챗GPT'로 다시 한번 AI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인간 못지않은 완성도 높은 창작물을 선보이는 챗GPT를 통해 AI가 만들 미래에 관심이 높아졌다.

생성AI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챗GPT가 사람을 대신해서 연설문을 쓰고 미드저니(이미지AI)가 세계 유수 화가만큼 인기를 얻는다. 전자신문은 5회에 걸쳐 생성AI 시대 우리 AI 수준과 현황, AI가 바꿀 미래상과 풀어야 할 숙제 등을 진단한다.

◇알파고 후 6년, 韓 AI도 급발전

우리나라는 2016년 이후 정부와 산·학·연이 함께 기술 개발, 인재 양성 등 AI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7년 미국(100 기준) 대비 78% 수준이던 AI 기술 수준은 2021년 89.1%까지 다가섰다. 중국(93.3), 유럽(92.9)에 비하면 낮지만 일본(86.9)을 따라잡는 등 주변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혔다.

AI 논문과 특허 수준도 높아졌다. 2021년 AI 논문·간행물(스탠퍼드대 HAI) 발행 순위는 9위, 인용은 8위를 기록했다. AI 특허 출원은 3위, 특허 등록은 5위를 기록하는 등 학계와 기업 노력에 상위권을 차지했다.

산업도 성장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AI 기업은 2020년 933개 수준에서 지난해 1915개로 갑절 이상 늘었다. 지난해 AI 기업 가운데 약 30%가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2020년 2만5000여명이던 산업 종사자는 지난해 기준 4만명에 육박한다.

김형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은 “알파고 때는 AI를 '조류독감'으로 부를 정도로 AI 인식이 낮았고,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업과 학계 모두 기술 개발에 무관심했다”면서 “지금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자체 AI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도 등장하는 등 AI 기술 개발과 투자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AI 시대 준비할 때

수년 간 AI에 대한 전반적 지원과 관심은 늘어났지만 챗GPT가 촉발한 새로운 AI 시대에서는 다시 한번 도약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특히 경쟁력 있는 기업 육성과 AI 활용도 측면에서 민·관 협력이 절실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 AI 준비지수(2021년 기준·옥스퍼드 인사이츠 조사)는 10위다. 미국(1위), 싱가포르(2위), 영국(3위) 등 주요국은 정부뿐만 아니라 기술·인프라 등에서 앞선다. 우리나라 기술 차원 준비 점수(58.49)는 미국(83.31)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

기술경쟁력(2021년 기준)도 최선도 국가를 100으로 봤을 때 정부는 86,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80.9, 기업은 70을 책정하는 등 기업이 체감하는 AI 경쟁력은 여전히 낮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발표한 'AI 일상화 및 산업 고도화 계획'에서 △AI 기술 성장 정체, 인력 부족 △국내 확산과 세계로 나가는 킬러 AI·유니콘 기업 부족 △국민·기업의 AI 활용도 낮은 수준 등을 한계로 지적했다. 2027년까지 AI 기술을 미국 대비 95% 수준을 높이고 기업 AI 도입률은 14.7%(2021년)에서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2016년 알파고 충격 당시 네이버,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7개사가 출자해서 설립한 인공지능연구원의 김영환 원장은 “국내 AI 혁신기업이 성장해 해외에서도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클라우드, AI 반도체 등 AI 산업 생태계 기반 기술 투자도 지속해야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