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스커미온 트랜지스터' 차세대 양자·AI 연구 앞당긴다

자기이방성 제어 기술 최초 구현
초저전력 소자 개발 활용 기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은 '스커미온'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1일 밝혔다. 초저전력 차세대 소자 개발에 쓰일 핵심 기반기술이다. 향후 양자·인공지능(AI) 연구 활용이 기대된다.

스커미온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배열된 스핀 구조체다. 수 나노미터(㎚)까지 크기를 줄일 수 있고, 매우 작은 전력으로도 이동할 수 있다.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소자 응용기술 대표주자다.

2009년 스커미온 발견 후 이를 제어하는 트랜지스터 개발 시도가 이어졌지만 스커미온 이동을 제어하는 핵심기술 부재로 달성하지 못했다.

표준연의 스커미온 트랜지스터는 자성체에서 나오는 스커미온 이동을 전기로 제어하는 독자 기술이 바탕이다. 일반 트랜지스터가 전류를 제어하듯 스커미온을 흐르거나 멈추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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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커미온 트랜지스터로 스커미온을 전기적 제어하는 상상도.

자성 스커미온 움직임 조절은 스커미온 에너지를 결정하는 '자기이방성' 제어가 관건이다. 자기이방성은 자성체 내부 에너지가 자화 방향에 따라 다른 성질을 뜻한다.

기존에는 소자 내 산소 움직임을 이용하는 방식을 시도했는데 자기이방성을 균일하게 제어하기 어려웠다. 표준연 양자스핀팀은 산화알루미늄 절연체 내부 수소를 활용해 자기이방성을 균일하게 제어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했다. 이론으로만 제안됐던 스커미온 트랜지스터 소자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표준연은 스커미온 생성·삭제·이동 기술을 이미 갖추고 있다. 스커미온 기반 소자 개발을 앞당길 전망이다.

황찬용 표준연 양자기술연구소장은 “국내 대기업에서도 기존 실리콘 반도체 한계 극복을 위해 스핀트로닉스 차세대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스커미온 관련 기반기술을 추가 개발해, 차세대 반도체 소자 및 양자기술에 응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승모 선임연구원은 “트랜지스터가 20세기 디지털 혁명을 견인했다면 스커미온 트랜지스터는 21세기 스핀트로닉스 기술 혁명의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우수연구자교류지원사업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에는 표준연 양자기술연구소 양자스핀팀과 박배호 건국대 교수팀, 박성균 부산대 교수팀, 한희성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박사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번 성과는 지난해 12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 권두삽화 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