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을 겪고 있는 라이브커머스 업체 보고플레이 채무액이 5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입점업체들이 정산 받지 못한 채무액은 336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19일 보고플레이는 역삼 포스코타워에서 입점사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회사 부채 현황 등을 공개했다.
보고플레이 재무상태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급격히 악화됐다. 총 채무액 중 68%가 지난해 11월과 12월 상품 정산대금에 집중됐다.
현금흐름 기준 11월 말 수입은 약 148억원인데 지출은 235억원에 달했다. 12월 말 수입은 154억원, 지출은 237억원으로 집계됐다. 적자가 늘어나는데 마케팅 비용 투입도 늘렸기 때문이다. 결국 월말 채무도 8월 306억원에서 12월 526억원으로 부풀었다.
류정태 보고플레이 대표는 “매출 하락 시그널이 보였음에도 비용 투입으로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안일한 판단을 했다”며 “지표를 끌어올리고 추가 투자를 받는, 기존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보고플레이는 이날 회생 계획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먼저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100명 수준인 임직원 수를 40여명까지 축소하고, 정산 시스템도 교체하기로 했다. 이어 기업 매각이나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긴급 자금을 수혈해 재정비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긍정적으로 논의를 진행 중인 투자사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2월 내 서비스를 재개, 현재 수익구조에서 플랫폼 수수료, 방송제작 대행 수익, 마케팅 광고 수익 등을 추가로 확보해 연내 100억원 수익 증분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입점사 80% 이상 동의를 비롯해 입점업체 협조가 필요하다며, 재입점이나 가압류 금지, 이자 미집행 등을 요청했다.
쟁점은 현재 제휴사들이 플랫폼에 그대로 잔류할 지 여부다. 보고플레이는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기반으로 이용자를 빠르게 늘린 플랫폼인데, 이전과 같은 혜택을 지속 제공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 이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산금 미지급 사태가 알려지면서 입점업체들이 먼저 이탈하고 있어 소비자 외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결론이 날 우려도 있다.
보고플레이에서 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업체들은 약 500여곳으로 집계됐다. 약 400여곳은 미정산 대금이 5000만원 미만이었지만, 1억원 이상 대금이 밀린 업체도 77곳에 달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입점업체들은 채권 관리를 위한 임시 채권단 대표를 뽑고, 보고플레이와 향후 회생 대책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류정태 대표는 “입점업체들께서 도와주시면 저와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 보고플레이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며 “매출과 기업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려 좋은 M&A, 좋은 투자 유치 만들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