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소프트웨어(SW) 기업이 공공SW 사업 대기업참여제한 제도 폐지·축소 시 상생 토대가 무너짐을 우려했다. 추가 비용 없는 과업 범위 확대, 대형 사업 중견기업 참여 기회 마련 등 산업 질적 성장을 위한 논의가 필요함을 주장했다.
은윤오 쌍용정보통신 전무는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변재일의원실 주최로 열린 '공공SW사업 대기업참여제한 10년, 성과와 과제는?' 토론회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제)에 속하는 대기업에 공공 시장이 무제한 열리면 중견·중소기업 우수인력이 상출제 기업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며 “제도 시행 후 중견·중소기업이 각자 전문 영역을 개척하며 전문성을 쌓고 성장했는데 제도 폐지·축소 시 '상생을 위한 토대 마련' 이라는 입법 목적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제도가 상당 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미리애 VTW 대표는 “제도 시행 후 초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점차 전문성을 키우며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역량을 확보했다”면서 “제도가 이제 시장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상황인만큼 제도 축소·폐지 논의는 신중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불합리한 산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채효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부회장은 “공공 IT 예산이 전체 2%도 안 되고 이마저도 대부분 유지보수 예산”이라면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없다 보니 중소·중견기업이 공공시장에서 큰 매출이나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채 부회장은 “시장 규모가 커져야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상생하며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전자정부 사업 추진처럼 과감한 IT 투자를 진행해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공공SW 사업 참여시 지분을 50%는 중소기업이 참여하도록 제한(상생점수)하다 보니 대기업이 주사업자로서 나머지 50%를 가져가면 중견기업이 참여할 기회는 없어진다”면서 “해당 시스템 전문성을 보유한 중견기업이 참여하도록 중견기업 비중을 포함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 사업은 과업 범위를 규정하기 어렵다 보니 실제 사업 수행 시 과업 범위보다 많게는 150%까지 업무가 늘어난 경우도 있다”면서 “과업 범위가 늘어도 추가 예산이 없어 손해보며 사업을 마무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공공 SW 품질과 업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대기업은 제도 효과 분석이 우선 돼야 함을 강조했다.
한윤재 SK㈜ C&C 부사장은 “참여 자체를 제한하는 진입 규제는 강력한 규제에 속한다”면서 “10년 전 제도를 도입할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많이 변한 만큼 단순 수치가 아니라 다른 나라 상황과 비교 등 면밀한 검토를 거쳐 제도 폐지·유지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두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W산업과장은 “그동안 제도 개선과 논의가 수차례 있었지만 모든 이해 관계자를 만족할 수 없다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면서 “불합리한 규제가 있다면 합리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시장을 지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