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美 팬덤 형성...포스트 디즈니 되겠다"

김준구 대표, 美 기자간담회
스탠퍼드대 학생이 빅테크 마다하고 지원
작년 MAU 1250만명·창작자 12만명 활동
웹소설·웹툰·영상 글로벌 IP 밸류체인 구축

“미국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이 스타벅스에 앉아서 네이버웹툰을 보고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거나 스탠퍼드대학 학생이 빅테크 입사를 마다하고 네이버웹툰에 지원하는 팬덤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몹시 뿌듯합니다.”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성과와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해를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자체의 작품성과 대중성은 물론 산업적 측면에서 크게 인정받은 가장 의미 있었던 한해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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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네이버웹툰) 대표

우선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1250만명(2022년 2분기 기준)에 달한다. 이는 미국의 2위 사업자보다 7배 이상 높은 수치다. 아마추어 창작 공간인 '캔버스(Canvas)' 영어 서비스에 12만명이 넘는 창작자가 활동하고 있다. 여기에 네이버웹툰 만화가 아이스너 어워드(Will Eisner Awards), 하비 어워드(Harvey Awards), 링고(Ringo Awards) 등 미국 3대 만화상을 휩쓸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명문 경영대학원 인시아드(INSEAD)가 디즈니의 마블과 함께 네이버웹툰을 혁신 사례로 케이스스터디 한 점을 자랑스럽게 말했다. 인시아드 연구팀은 네이버웹툰이 '넥스트 마블(Next Marvel)'이 될 만한 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북미 창작자 수입도 크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20년 이후 총 2700만달러(약 340억원)를 북미 웹툰 작가에게 지급했다. 또 2019년 북미에서 작가 수익 창출 프로그램 도입 초기 대비 75% 증가했으며, 월 평균 10억원 이상 작가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교사, 회계사, 의사와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분들이 그 직업을 내려놓고 웹툰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분야의 일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제적인 보상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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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년간 미국 시장에 총력을 다하는 배경에 대해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콘텐츠 시장이자 영어라는 언어 특성상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고, 무엇보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국에서 발굴한 콘텐츠가 유럽, 남미 지역으로의 크로스보더 확장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웹툰 비즈니스'의 글로벌 확대에 전략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창작자와 사용자가 모이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네이버웹툰의 '슈퍼캐스팅' 프로젝트를 통해 DC 코믹스, 하이브 등과 협업한 오리지널 웹툰 작품들을 네이버웹툰에 연재했다. 이외에도 유수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들이 네이버웹툰과의 협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큰 관심을 모을 파트너십을 지속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 전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 인수를 통해 웹소설-웹툰-IP 비즈니스(영상화 등)으로 이어지는 IP 밸류체인을 글로벌 규모로 구축했다.

김 대표는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표현을 굉장히 많이 썼는데, 정확하게는 아시아에서 시작한 글로벌 규모의 포스트 디즈니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가는 여러 변화 과정에서 불리한 측면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오히려 경쟁력이 있는 부분도 많다”면서 “시장의 큰 변화에 굴하지 않고 목표대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