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家 형제 기업 에이스-시몬스 '신경전'

경쟁사 가격 인상 공개 언급
가구업계서 이례적 기싸움

Photo Image
Photo Image
에이스침대, 시몬스침대 CI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연초부터 가격 인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형제지간인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와 안정호 시몬스 대표의 대결 구도라 더욱 눈에 띈다. 가구업계 불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두 회사 모두 기존 사업 전략을 고수하며 경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서로의 가격 인상 사례를 언급했다. 경쟁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기싸움을 벌이는 것은 가구업계에서 이례적인 경우다.

선수를 친 쪽은 시몬스다. 지난 2일 시몬스는 가격 동결을 선언하며 타사 가격 인상 추이와 비교했다. 특히 에이스침대를 비롯해 씰리침대, 템퍼 등 경쟁사 가격 인상 사례를 명시해 이목을 끌었다.

에이스침대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지난 9일 에이스침대는 “자사는 최근 5년간 단 2차례 가격을 인상했다”며 “같은 기간 시몬스가 6차례 인상한 것과 대조된다”고 맞받아쳤다. 가격 인상 횟수는 물론 인상률을 비교했을 때도 시몬스보다 낮다는 주장이다.

두 회사는 형제 기업이다. 안성호 대표는 안유수 에이스침대 창업주 장남이며 안정호 대표는 차남이다. 안 회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두 사람에게 각각 회사를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여년간 선의의 경쟁을 벌인 결과 2세 경영 돌입 당시 각각 1003억원, 434억원에 그쳤던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매출은 지난 2021년 나란히 3000억원대로 성장했다.

극심한 가구업계 부진 속에서도 두 회사는 실적 방어에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해 에이스침대 3분기 누적 매출은 2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시몬스 또한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 대비 소폭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두 회사는 기존 사업 전략을 꾸준히 밀어붙일 계획이다. 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대형 매장 '에이스스퀘어'를 통해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지난해에만 5개를 추가했으며 최근 충남 상권을 공략한 서산점을 오픈해 총 37개 매장을 운영한다. 또한 백화점 매장 리뉴얼, 다양한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구상하고 있다.

시몬스는 상권 중심의 매장 재배치 전략을 이어나간다. 대리점 체제인 에이스침대와 달리 직영점 영업 체제이기 때문에 영업 전략에서 더욱 유연하다는 설명이다. 폼매트리스 신제품 'N32', 자체 결제 수단인 '시몬스 페이', 라이브커머스 채널 판매 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비용 절감 차원에서 팝업스토어는 구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MZ세대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운영한다.

시몬스 관계자는 “주요 상권마다 매장을 재배치하는 효율적인 영업 전략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불경기가 올 수록 품질,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기업이 유리한 만큼 자신있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