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조직 내홍에 이상률 항우연 원장 "조직개편 공감대 확보...이탈 보직자 모두 안고 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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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전경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직개편 이후 계속되는 내홍과 관련해 항우연이 '미래를 위한 성장통'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전날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이 된 조직개편은 항우연 내부 과반이 반대했다면 단행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대다수가 이번 변화에 대해 공감한 만큼 조직개편 원안을 그대로 추진, 앞으로의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앞서 지난해 12월 발사체연구소 신설 등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발사체연구소에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고도화를 위한 반복 발사사업을 전담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을 비롯해 차세대발사체사업단, 소형발사체연구부 등이 포함됐다.

항우연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성공에 이은 고도화 사업 및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 등 주요 국가 연구개발(R&D)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효율화는 물론 도전적 연구과제 활성화 등 연구원 경쟁력 확보를 위한 차원임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누리호 발사 주역인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라는 입장과 함께 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연구소 산하 여러 조직 분산 체제로 인해 주요 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조직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주요 보직자 이탈로 향후 누리호 3차 발사나 차세대발사체 개발 등 차질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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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률 항우연 원장

이에 대해 이 원장은 “조직개편으로 기존 발사체 조직이 와해됐다는 일부 시각도 있지만 R&D 관점에서 보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결정이었다”며 “조직개편으로 인한 누리호 3차 발사 악영향은 기우”라고 반박했다.

실제 항우연은 발사체연구소 신설과 함께 기존 발사체 조직 인력 242명 외 별도 인력이었던 미래 발사체 기술개발 인력 등 19명을 더해 261명으로 인원을 증원했다. 일부 우려와 달리 발사체 고도화 사업,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 등을 더욱 견고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이에 따른 고 본부장 등 주요 보직자와 협의점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고 본부장은 보직 사퇴서 제출과 함께 지난달 장기간 휴가를 다녀온 뒤 지난 3일부터 정상 출근하고 있는 상태다.

이 원장은 “일부 보직자 반발은 자신이 익숙하던 부분에서 변화를 겪는 데 따른 것”이라며 “고 본부장과 합의점을 찾기 위해 계속해서 대화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과거 인력을 그대로 활용해 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동원하는 등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이번 내홍을 종결짓고 조직개편을 통한 집단지성을 발휘, 연구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 조직개편으로 인한 내외부 질타가 있었지만 경쟁력 확보를 위한 변화 과정에서의 성장통으로 생각한다”며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등 변화에 따른 항우연 역할을 조직이 함께 고민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