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문'의 배경은 천연 수면제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된 미래다. 주인공 '지은'은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 '구름'이라고 불리는 결정 잠을 암시장에서 구매한 뒤 의미를 알 수 없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녀가 구입한 구름은 꿈이 99% 이상 정제된 순 결정잠이지만, 그녀는 꿈을 꾼다.
그녀는 꾼 꿈의 주인이자 구름을 만드는 일을 하는 슬리퍼, '호수'와 엮인다. 그 후 두 사람이 겪는 일이 첨단 산업단지 '아트 베이슨'과 그 안에 자리 잡은 구름 개발 회사 '애디어벡스'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그 과정에서 구름 산업의 이면이 드러난다.
그동안 여러 공모전에서 떨어지면서 저 자신에 대한 의심만 날로 키웠다.
문윤성 SF 문학상에서의 장편부문 우수상 수상은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었고,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정말 감사하다. 덕분에 계속 쓰고, 고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얻었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이번 수상으로 자신감이 조금 붙었다.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목표이자 희망사항은 굶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쓰는거다. 구름문을 잘 다듬어 세상에 나오게 하는 게 첫번째 목표다. 지금 구상중인 글감을 다가오는 새해에 발전시켜 보고 싶다.
-수상 소감
▲문윤성SF문학상 관계자분들과 심사위원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 글이 공식적으로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읽어준 고마운 독자, 응원해준 가족과 친구, 절 끝까지 믿어준 남자친구, 모두 사랑한다. 소중한 글친구에게 그동안 곁에서 많이 배우고 힘을 많이 얻었다고, 앞으로도 열심히 써보자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내 머리 위로 드리운 그늘이라고만 느껴졌던 구름이 비로소 어딘가 밝은 곳을 내보이는 문처럼 다가오게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열심히 읽고, 듣고, 보고, 생각하고, 쓰겠다.
-작품 소개
▲배경은 잠을 결정화해 부작용 없는 천연 수면제를 만드는 기술이 개발된 가까운 미래다. 주인공 '지은'은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 '구름'이라고 불리는 결정 잠(crystalized sleeping)을 암시장에서 구매한 뒤 의미를 알 수 없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그녀가 구입한 구름은 꿈이 99% 이상 정제된 순 결정잠이지만, 이상하게도 그녀는 꿈을 꾼다.
그 일로 그녀가 꾼 꿈의 주인이자 구름을 만드는 일을 하는 슬리퍼, '호수'와 엮인다. 그 후 두 사람이 겪는 일이 첨단 산업단지 '아트 베이슨(Art Bason)'과 그 안에 자리 잡은 구름 개발 회사 '애디어벡스(Adiabex)'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그 과정에서 구름 산업의 이면이 드러난다.
-집필 계기
▲우연히 안마의자를 사용할 기회가 있었는데, 무중력 수면 모드를 사용하다가 머리가 뽑힐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의자의 쿠션 뒤에 숨겨진 롤러가 목을 뽑아낼 것처럼 뒷덜미를 밀어 올리는 동안, 아프면서도 시원하다고 느끼다가 잠들었다.
깼을 때, 혹시 이 안마의자가 내가 잠든 사이 머릿속을 들여다본 건 아닐까, 그 안에서 정수 같은 것을 뽑아내어 자신의 거대한 몸체를 감싸고 있는 부드러운 쿠션 사이에 숨긴 것은 아닐까라는 상상을 했다.
봄 무렵, 거대 첨단산업단지로 자리 잡은 판교 테크노밸리의 주변부에서 근무했다. 솜뭉치처럼 생긴 꽃가루가 하천변에서부터 사무실이 있는 빌딩숲까지 날아 들어오기 시작했다. 어느날엔 건물 안에서까지 뒹굴고 있었다. 지하주차장에서 꽃가루 덩어리를 피해 황급히 차에 몸을 싣던 순간, 영화의 몽타주 기법처럼, 모든 것이 충돌하면서 하나로 연결됐다.
솜뭉치가 뒹구는 산호빛 꿈, 판교 테크노밸리를 닮은 산업단지 아트 베이슨, 잠과 꿈을 결정체로 뽑아내는 결정잠 추출 기술을 안마의자와 연계해 상상했다. '물 웅덩이'라는 뜻의 영단어 'puddle'에서 이름을 따온 추출 기계와, 초콜릿 혹은 향초를 닮은 결정잠 구름도. 사실 그 솜뭉치의 정체가 꽃가루가 아니라 버드나무 씨앗이라는 사실은 소설을 집필하면서 자료조사를 하다가 뒤늦게 알게 됐다.
-수상 의미
처음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막막했다. 무작정 새 노트북을 구입했고, 높이 조절대와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도 샀다. 장비는 다 갖춰져 편하게 글만 쓰면 됐을 텐데, 그동안 여러 공모전에서 떨어지면서 자신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문윤성 SF 문학상 수상은 나에게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었고, 그래서 의미가 남다르다. 계속 쓰고, 계속 고치다 보면 조금씩 나아지리라는 희망을 얻게 됐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있었는데, 이번 수상으로 자신감이 조금 붙어서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좋아하는 작가
김연수와 더글러스 애덤스다. 김연수의 글은 최근에 나온 '이토록 평범한 미래'도 재밌게 읽었지만 전작도 다 좋아한다. 더글러스 애덤스의 작품 중에서는 더크 젠틀리 시리즈와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관찰보고서를 재밌게 읽었다.
-향후 계획·목표
목표이자 희망사항이기도 한데. 굶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단 구름문을 잘 다듬어 세상에 나오게 하는 게 첫번째 목표다. 지금 구상중인 글감을 다가오는 새해에 발전시켜 보고 싶다. 업무와 관련해 자격증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생계를 위해 직장에 계속 다니든, 불면증으로 밤잠을 설치든, 어떤 상황과 조건에 처하든 계속해서 글을 쓸 수 있는 힘이 있었으면 한다. 지금 글을 향한 제 마음으로는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마음이 앞으로도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
-문윤성 SF 문학상 의견
▲SF 문학과 그 팬을 위해 공모전을 열고 좋은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는 이 대회의 존재가 고맙다. 문윤성SF문학상 단편 수상작품집과 이번 크리스마스에 출간된 장편 수상작에 기대된다. 전기장판에 딱 붙어서 귤을 까먹으면서 읽어보려한다.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많은 SF 문학가를 발굴해 독자에게 기쁨을 전파해 주길 바란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