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섬유증은 비가역적(irreversible) 질환으로 현재 치료제가 아닌 완화제를 처방하고 있습니다. 폐섬유증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에게 희망을 전하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진영우 FNCT바이오텍 대표는 지난해 6월 이수재 한양대 생명과학과 교수의 연구 데이터를 보고 창업을 결심했다. 방사선 분야 전문가인 그를 창업의 길로 이끈 연구는 마우스 모델을 통해 폐섬유증을 억제하고, 치료 효과를 확인한 실험이었다.
폐섬유증은 발병 후 회복될 수 없는 치명적 질병이다. 5년 내 사망률이 50%에 이르는 등 암보다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폐섬유증 치료제는 전혀 없고 단순 완화제 2종을 사용한다. 두 약물 시장 규모만 약 5조원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인 제약사 로슈(roche)가 2014년 완화제 개발사를 83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할 정도로 시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진 대표는 “연구 결과가 너무 좋아 제자에게 실험을 맡기지 말고 이 교수가 직접 다시 해보라고 할 정도였다”며 “보다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외부 실험 기관에 맡긴 기술검증(PoC)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임상을 진행해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진 대표는 “현재 시장에 있는 약물 2종과 개발 중인 신약도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둔 저분자 약물”이라면서 “저분자 물질 대비 안전성이 확보된 단일클론항체를 기반으로 폐섬유증을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다양한 폐섬유화 동물모델을 이용해 치료작용(MoA)을 확립했고, 면역조직염색, 행동실험 등을 통해 뚜렷한 치료 효능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 설립한 FNCT바이오텍은 올해 들어 벤처투자 시장이 혹한기에 부딪혔지만 확고한 기술력으로 파고를 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가 일찌감치 FNCT바이오텍을 점찍은 상태다. FNCT바이오텍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기업인 싸우전드 오크 바이오팜(TOB) 등과 투자형태로 제조품질관리(CMC)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진 대표는 “CMC 비용을 향후 투자유치에 맞춰 단계별로 지불하거나 투자유치가 늦어지면 투자로 전환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기 현금 흐름을 만들고 폐섬유증 동반 진단을 위해 섬유증 진단 키트를 1~2년 안에 개발하겠다”며 “향후 폐섬유증에서 나아가 피부 및 간 섬유증뿐만 아니라 암 전이억제, 항암 병용 요법 등에도 적용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