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식물성 대체육 '붐업'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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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미국 뉴욕 자빗센터에서 열린 Plant-Based World Expo에서 신세계푸드가 대안육 베러미트로 만든 제품과 메뉴들을 관람객에게 소개하고 있다. [사진=신세계푸드]

식품업계가 식물성 대체육 연구개발(R&D)과 투자에 집중하며 시장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초기 단계에 불과한 데다 지속가능식품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물성 식품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소비자 경험을 통한 인지도 확대와 신제품 출시로 시장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다.

풀무원은 식물성 대체육 캔햄 '지구식단 라이크 런천미트'를 다가오는 설 명절 선물세트로 출시한다. 이르면 다음 주 중에 출시될 예정이다. 단독제품은 새해 초 시중 유통채널에 본격 판매한다. 이번 신제품은 풀무원 '지구식단 라이크텐더'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다.

풀무원은 식물성 대체육 시장이 초기인 만큼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간편식 중심으로 제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신제품은 미국에서 기업간거래(B2B)용 냉동 제품으로 출시해 호응을 받았고, 이에 착안해 상온 제품으로 확대 출시하는 것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속가능식품 선도 기업으로서 식물성 식품과 동물복지 식품을 주력으로 집중해 키워 나가고 있다”면서 “지속가능식품을 오는 2025년까지 전체 매출의 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미국에 대체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베러푸즈는 현재 현지 인력 채용 등 법인 설립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베러푸즈를 통해 미국 선진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앞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현지 생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글로벌 대체육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판매채널 개발에도 집중한다.

CJ제일제당도 대체 단백을 포함한 첨단기술 기반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 지난 11월 FNT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오는 2025년까지 매출 2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체 단백은 이미 제품에 적용하고 있는 식물성 소재 'TVP'(Textured Vegetable Protein) 기술을 강화하고 미생물 발효를 기반으로 새로운 단백질 원료 개발에 나선다. 콩고기를 비롯한 식물성 단백의 한계(글루텐 부재, 조직감, 냄새 등)를 극복하는 신개념 단백원을 개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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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단백질 식품 점유율(자료=한국바이오협회,신세계푸드)

국내에선 시장 태동 단계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지만 최근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초기 관심에 비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지난 2019년 식물성 대안육 업체 가운데 최초로 뉴욕증시에 상장해서 세계적으로 대안육 돌풍을 일으킨 비욘드 미트는 올해 2분기 4% 감원 발표에 이어 3분기에도 전체 직원의 19%에 이르는 약 200명을 감축했다. 올해 3분기 잠정 매출도 82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 감소했다. 임파서블푸드도 인력의 6%를 해고했다. 캐나다의 육가공업체 메이플리프푸드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자사 식물성 단백질식품 사업부문을 25% 축소했다.

대안육 시장은 지속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식품업체가 앞다퉈 투자를 늘리는 이유다. 한국바이오협회는 대체 단백 식품이 육류와 유제품으로 구성된 동물성 단백질 식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기준 2%에서 2035년 11%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도 대안육이 2030년 전 세계 육류 시장의 30%, 2040년에는 60% 이상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