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2023년 가상자산은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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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상자산시장은 마치 사건·사고 일지를 보는 듯하다. 해외에선 FTX에 이어 블록파이 파산 신청, 국내에선 위믹스 상장 폐지 등 쉴새 없이 부정적인 뉴스가 터져 나온다. 가상자산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최고치인 8000여만원까지 갔다가 지금은 2200만원대로 거의 4분의 1 토막 났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불안과 관심도 증폭하고 있다. 투자자에겐 도대체 얼마나 더 빠질 건지, 투자 가능성을 엿보고 있는 신규 투자자에겐 반등 기회가 언제쯤인지 등이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문가들의 내년 가상자산시장 전망은 극과 극을 달린다. 비관의 대표 격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다. 가상자산 회사의 추가 도산과 함께 비트코인 가격이 5000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에 상승을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팀 드레이퍼 DFJ 회장은 비트코인이 25만달러까지 급등할 거라고 내다봤고, 우리나라 코빗 리서치센터도 가상자산 가격의 전반적인 회복세를 점치고 있다. 왜 이렇게 극도의 비관과 낙관으로 나뉘고 있는 걸까. 한마디로 그만큼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는 얘기일 것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첫째 가상자산가격에 가장 큰 충격을 준 외부 요인은 말할 것도 없이 금리 급등과 그에 따른 유동성 축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불과 반년 만에 금리를 3%포인트(P)나 올렸으니 위험자산, 특히 미래수익 기대가 큰 가상자산의 경우 가격 폭락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따라서 내년 금리 행보가 가상자산가격 전망에서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다. 최소한 금리 상승이 멈춰야 위험자산의 반등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시장 컨센서스는 아직 형성돼 있지 않다. 하지만 내년 중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겠지만 정점 도달 가능성이 짙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왜냐면 물가가 잡힐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점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FTX 사례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업계의 관리시스템 부재도 가격 폭락의 주요인이다.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않고 있고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도 심각하단 얘기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신뢰 추락과 가상자산 이탈에 방아쇠를 당겼다.

문제는 이 이슈가 여전히 진행형이란 점이다. FTX에 이어 가상자산 대부업체 블록파이의 파산 신청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세계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낸스조차 수사 선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수사와 기소 공방이 길어진다면 가상자산 혹한기도 그만큼 길어질 공산이 높다.

셋째 터지지 않은 잠재 불안 요인으론 '펀드런' 가능성을 꼽는다. 현재 진행 중인 가상자산업계의 줄도산을 '코인런'이라고 한다면 펀드런은 금융업계 기관투자가 펀드의 줄도산인 셈이다.

이에 대해선 의견이 갈려져 있다. 우선 가상자산 시가 총액이 주식 시가 총액의 약 1%로 크지 않고, 주로 개인 자금이어서 펀드런 위험은 적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이 최고가일 땐 주식 시가 총액의 5%까지 갔다가 급속히 쪼그라든 것이어서 매물 압력에 따른 추가 폭락 압력이 오히려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적으로 현재의 혼란이 확대·장기화해서 신뢰 추락과 줄도산 함정에 빠지게 되면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위기 확산 위험도 그만큼 커질 거란 생각이다.

넷째 정책당국의 규제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규제의 영향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국면에선 '합리적 규제'를 전제로 부정보다 긍정적 효과가 훨씬 크다고 생각된다.

특히 불공정거래 규제와 투자자 자산 보호장치 마련은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 회복을 그만큼 앞당길 수 있다. 이상 네 가지 요인을 종합하면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내년 가상자산시장의 반등 여부는 한마디로 가상자산업계에 대한 투자자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는 생각이다. 왜냐면 금리의 경우 시기는 모르겠지만 정점 도달 가능성이 짙고, 관리시스템 부재나 펀드런은 신뢰 회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조속한 '불공정거래 규제와 투자자 자산 보호' 입법화를 기대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ysjung1617@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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