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가톨릭대, 접착력 탁월한 심근경색 치료 패치 개발

심장기능 향상 위한 인간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시트 이식 및 활성화 성공

심근경색(myocardial infarction)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협착 또는 폐색되어 심장 조직이 괴사되는 허혈성 질환이다. 혈류 차단의 시간적인 경과에 따라 심근의 비가역적 손상이 증가하게 된다. 세포증식이 불가능한 심근세포의 특성상 손실된 심장조직은 자연적으로 재생될 수 없다. 최근엔 손상된 심장 조직을 재생시키기 위해 줄기세포를 손상부위에 이식, 재생을 돕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심장은 굴곡이 많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장기라 이식된 세포의 생착률이 낮고, 세포 재생에 필요한 시간 동안 심장 위에 정착하지도 못한다는 점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포스텍(총장 김무환)은 김동성 기계공학과 교수·최이현 박사, 박훈준 가톨릭대 의대 교수·김혁 박사, 반기원 홍콩시티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온도감응성 나노섬유 막을 기반으로 만든 인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시트를 심장에 이식, 체내에서 활성화시키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혈관에서 새로운 혈관이 형성되는 혈관신생을 향상시키기 위해 혈관내피시트를 줄기세포 시트와 함께 이식하며 심장기능을 향상시켜 학계의 주목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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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감응성 나노섬유 막을 기반으로 만든 인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시트를 심장에 이식해 체내에서 활성화시키는데 성공한 연구팀. 왼쪽부터 김동성 포스텍 교수, 박훈준 가톨릭대 의대 교수, 반기원 홍콩시티대 교수.

만능세포로 불리는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되지 않은 세포다. 반복적으로 분열하며 다른 세포로 발달한다. 손상된 세포에 이 줄기세포를 이식하면 새로운 조직이 재생된다는 원리를 이용, 여러 난치병 치료로 응용되고 있다. 세포 시트(cell sheet) 공학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줄기세포만으로 만들어진 시트를 손상 부위에 이식해 조직 재생을 시도하는 기술이다.

심근경색은 패치를 이용해 치료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심장 형태나 움직임 때문에 패치가 잘 붙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온도감응성 나노섬유 막 위에 만든 인간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시트를 바로 이 패치로 사용하기로 했다. 세포외기질이 풍부한 줄기세포 시트는 부착력이 강해 체내 위치에 많은 양의 세포를 효과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 시트와 함께 혈관내피세포시트를 같이 이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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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기능 향상을 위한 신개념 인간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시트 이식 및 체내 활성화 관련 이미지.

그 결과, 혈관내피성장인자, 안지오포이에틴-1,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등이 이식된 위치에서 장시간 대량으로 분비돼 시트 이식 후 심장 내 혈관신생이 촉진되었음을 확인, 심장의 수축력 회복은 물론 경색 후 리모델링을 완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그간 심장패치의 난제 중 하나였던 부착률과 생착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심근경색 치료를 위한 심장기능을 향상해 새로운 개념의 심장패치를 제안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연구재단과 홍콩 퉁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 프로젝트를 통해 이뤄진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생재료분야의 권위지 중 하나인 '바이오패브리케이션(Biofabrication)'에 발표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