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시론]대통령 지지율 상승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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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30일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응답률 15.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직전 조사인 2주 전에 비해 3%포인트(P) 상승, 3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11월 27~28일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2.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2%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갤럽의 정례여론조사인 갤럽리포트의 12월 첫째 주 조사(11월 29일~12월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응답률 10.0%,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1%P 오른 31%를 기록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 추세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점은 야당의 지속적이고 무차별적인 '문제' 제기에 대한 반사 이익의 혜택을 윤 대통령이 받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거짓으로 결론이 날 것 같고, 김건희 여사에 대한 '다양한' 문제 제기는 일반 국민의 짜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 여사의 캄보디아 빈곤 아동과의 촬영 문제 제기는 이제 조명 사용 여부로 번지고 있고, 김 여사가 국내에서 수술받도록 주선한 캄보디아 어린이는 이미 우리나라에서 수술이 예정돼 있어 일종의 '생색내기 쇼'라는 문제 제기도 있다.

요즘같이 경제가 최악인 상황에서 일반 국민은 야당의 이 같은 문제 제기에 관심도 없고, 또 관심을 보일 여유도 없다. 이런 문제 제기는 정책 대안도 아니고 김 여사에 대한 개인 공격으로 비쳐질 공산이 크기 때문에 여론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럼에도 야당은 국민의 생각은 고려하지 않고 계속해서 대통령 부처를 향해 끝없는 문제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야당 태도에 부정적 여론도 커지는 듯해 보인다.

앞에서 언급한 한국갤럽의 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앞서기 시작했는데 이를 증명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야당 본인 지지율을 스스로 끌어내림과 동시에 윤 대통령에게 반사 이익만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하는 또 다른 이유로 최근 연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민주노총의 '다양한 파업'을 들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시멘트 관련 화물연대 조합원에게 업무 복귀명령을 내렸는데 윤 대통령의 이런 강경 대응이 일정 부분 여론의 호응을 얻고, 그 결과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석의 근거는 앞에서 언급한 NBS 조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 조사에서 파업을 자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5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여론의 추세로 보아 윤 대통령의 강경 대응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국민이 다수일 수 있고, 이 같은 여론 추이가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금융 위기의 재발 가능성이 거론될 정도로 위기 상황인데 노조가 파업까지 하겠다고 하니 국민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고, 국민 불안감은 윤 대통령 의존도를 높였을 수 있다. 국기결집 효과가 나타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파업과의 연관성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이유를 찾는 것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 '안정성' 예측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은 파업에 부정적이다. 윤 대통령이 파업에 강경 대응을 하면 이들의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윤 대통령이 업무 복귀명령이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 가운데 하나도 보수층 지지율을 공고히 하기 위함일 수 있다. 물론 업무 복귀명령을 내린 다른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강성 노조의 파업에 무기력한 대응을 했다가는 국민적 분노가 노조가 아닌 '무기력한' 대통령실을 향할 수도 있고, 이렇게 되면 비난은 비난대로 받고 경제 상황은 악화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어 선제적으로 초강수를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지지율 상승의 또 다른 원인으로 우리 월드컵 대표팀의 성적을 꼽을 수 있다. 이번 월드컵의 강력한 우승 후보 가운데 하나인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우리 국민의 '국가 정체성'을 더욱 고양시켰다. 실제로 스포츠가 국가 정체성을 고양시킬 수도 있고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점은 많은 연구에서 증명돼 왔다. 국가 정체성이 고양될 경우 그 수혜는 정치적 권력이 입는다. 이는 과거 올림픽·월드컵과 같은 초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의 선전 여부에 따라 대통령 지지율이 변동했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래프에서 보여 준 사례 외에도 2010년 월드컵의 경우 최초로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는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월드컵 이전의 40.3%에서 16강 진출 이후 43.9%로 상승했다.(KSOI 기준) 2014년 월드컵의 경우는 그 반대 현상을 보여 준다. 16강 진출 실패 전후의 대통령 지지율 변화를 보면 47%에서 44%로 하락한 것이다.(한국갤럽 기준) 이 같은 상관관계에서 볼 때 윤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원인의 하나로 우리 대표팀의 선전을 꼽을 수도 있다.

우리가 눈여겨볼 점은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까 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중도층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강경한 파업 대응이 파업 국면의 수습에 기여하지 못할 경우 중도층은 현 정권에 등을 돌릴 공산이 크다. 즉 파업 국면의 성공적 수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스포츠에서 비롯된 긍정 효과는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반사 이익을 지속적 지지율 상승 근거를 만드는 기회로 활용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정부 스스로 능력을 보여 줘야 하는 이유다.(자세한 여론조사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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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

신율 명지대 교수 yulsh@mju.ac.kr

신율 교수는…

1987년에 고려대를 졸업했다. 막스 베버, 에드문트 후설, 마르틴 하이데거가 공부하고 교수로 지낸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통일연구원을 거쳐 1995년 9월부터 현재까지 명지대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국제정치학과 부회장 등을 지냈다. KBS 생방송 심야토론 MC,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MC, YTN '신율의 시사탕탕' MC 등 다양한 언론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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