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브레인이 인공지능(AI) 의료 연합체를 꾸린다. 최고 수준의 AI 영상의학(AI CAD)과 신약개발(AI Drug) 기술을 확보하는 프로젝트다.
카카오 AI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은 '유니온'이라고 불리는 AI 의료 연합체를 결성한다. 11월 현재 충남대, 충북대, 이화의료원, 계명대와 연구계약을 맺었고, 갤럭스(AI 신약개발), 가톨릭중앙의료원, 고려대안암병원, 인하대, 계명대(이상 AI 의료영상진단)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내외 업체·의료기관과의 추가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 연합체를 완성하고 공동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은 2017년 설립된 AI 전문 연구기업으로, 올해 의료 분야로 대상을 넓혔다. 지난해 말 합류한 배웅 전 뷰노 생체신호 R&D 총괄본부장이 카카오브레인 헬스케어최고책임자(CHO)로 사업을 이끌고 있다. 영상의학 부문은 영상의학전문의 출신이자 뷰노 메디컬 디렉터를 지낸 홍은경 부사장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의사자격증이 있는 홍 부사장은 카카오브레인에서 국내 대학병원과 의료영상 분야 초거대 AI 모델 연구를 위한 공동연구 계약 체결을 이끌었다.
신약개발 부문에서는 세계 최대 머신러닝 플랫폼인 '캐글' 그랜드마스터 이유한 박사를 주축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생물학을 연구하는 '인실리코' 개발자를 영입, AI 신약개발팀을 꾸렸다. 소프트웨어(SW) 신약 설계 스타트업 갤럭스와 함께 올해부터 5년 동안 △항원-항체 결합 구조 및 결합력 예측 △항체 설계 △설계 기술의 실험적 검증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카카오브레인은 헬스케어 리더급 인재 확보에 이어 최근에는 화학공학, 전산화학, 전산생물학, 신소재공학 등 관련 전공 석·박사를 대상으로 인턴십 채용문을 열고 인력을 모았다.
AI를 활용한 영상의학·신약개발은 시장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각광 받는다. 하지만 국내외 생태계는 아직 초기 단계다. AI 기반의 의료영상은 루닛과 뷰노 등 스타트업이 중심이고, 신약개발도 도입 단계다. 업계 전체를 관통할 만한 영향력을 가진 업체는 없기 때문에 카카오는 AI 개발 인프라, 노하우, 자금 등을 앞세워 글로벌 연합체를 구성하는 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스타트업·병원 네트워크를 초기에 확보하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된다.
시장 조사기관 마케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영상진단 등 AI 중심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연 42% 성장, 2027년에 약 994억9000만달러(약 130조7000억원) 규모로의 성장이 전망된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