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닛케이 "집단 방어체계 없는 동아시아…한일관계 회복 시급"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3년 만에 공식적으로 한일 정상회담에 나선 것은 한국과 미국의 협력이 동아시아 안보 기반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는 일본 언론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례적 형식이었다고 평가했다. 미·일, 한·미, 한·미·일 정상회담이 연속 진행됐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얼굴을 맞댔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이 같은 회담 형태를 안보에 중점을 둔 것으로 해석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구성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특정 가입국이 무력 공격을 받으면 모든 가입국이 함께 반격하는 체계다.

하지만 현재 동아시아에는 NATO와 같은 집단 방어체계가 없다. 중국이 동남아 등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억지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소 주요국이 밀접한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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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닛케이는 한·미·일 관계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일 관계 악화에 따라 5년여간 형태를 갖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동안 일본이 호주 등과 '준동맹' 관계를 구축한 데 반해 한국과의 안보협력은 수박 겉핥기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닛케이는 양국 간 외무·국방 담당 장관급 협의(2 플러스 2)가 없는 것은 물론 군사훈련 때 연료와 탄약을 공유하는 '물품역무상호제공협정(ACSA)'도 맺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정도만 체결한 양국 안보협력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미국과 일본이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방책을 논의하는 존재”라고 언급했다.

닛케이는 그동안 북한에 집중했던 한·미·일 협력의 초점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봤다. 또 최근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통일' 의욕을 보였다면서 한일 양국이 아시아 안보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