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자가면역질환 진단·치료제 개발 앞장...'쉐그렌 증후군' 발병 메커니즘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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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그렌 증후군의발병 메커니즘 모식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공동연구로 희귀난치성 자가면역질환인 쉐그렌 증후군 유발 주요 인자를 찾아냈다고 31일 밝혔다.

김유식·임성갑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와 이윤종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그리고 차승희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팀이 성과를 냈다.

쉐그렌 증후군은 눈물샘 및 침샘 등 외분비샘을 주로 침범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환자 약 3분의 1은 림프종, 관절염, 간 손상, 기관지염 등 전신증상을 겪으며, 악성 림프종 및 폐 섬유화 합병증으로 조기 사망할 수 있다. 질병의 심각성에도 불구, 질환 병태생리를 대변하는 유전자 마커 없이 증상을 기반으로 진단이 이뤄지고 있으며 치료제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비정상적인 면역 활성을 유발, 외분비샘 조직 손상을 일으키는 물질로 미토콘드리아 이중나선 RNA(mt-dsRNA)를 제시했다. 쉐그렌 증후군 증상 조절 인자를 최초로 확립, 비침습성 조기 진단법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쉐그렌 증후군 환자에게서는 이중나선 RNA(dsRNA)를 인지하는 선천성 면역 반응 단백질 과활성화, 이에 의한 항바이러스성 인터페론 반응이 관찰됐다. 하지만 지금까지 dsRNA가 실제 질환에 관여하는지는 보고된 바 없으며 dsRNA를 표적으로 하는 진단법·치료 연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팀은 쉐그렌 증후군 환자 누액과 타액을 분석해 mt-dsRNA의 과발현 현상을 확인했다. 타액선 세포주 3차원 스페로이드 배양 시스템을 구축, 보다 정확한 질병 환경을 모사했고 그 결과 mt-dsRNA 발현이 면역 활성이 유발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가하며 면역 활성 촉진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 mt-dsRNA 발현을 억제했을 때 질환 특징이 일부 복원되는 것도 확인했다.

나아가 연구팀은 쉐그렌 증후군 환자 증상 완화에 활용되는 필로카핀의 치료 메커니즘에서 mt-dsRNA의 기능을 분석했다. M3R 수용체 작용제인 아세틸콜린이 mt-dsRNA 조절을 통해 면역 활성을 억제하며 쉐그렌 증후군 환자에서 추출된 자가항체가 아세틸콜린을 억제해 과도한 면역 활성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유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난치병으로 인식되는 쉐그렌 증후군에서 mt-dsRNA라는 새로운 병인을 제시했다”며 “특히 쉐그렌 증후군 외 기타 자가면역질환에서도 mt-dsRNA라는 새로운 생태 병리학적 마커를 활용해 진단 및 치료 전략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SNUBH End Run 협업 과제, 보건복지부 공익적 의료기술연구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혁신프로그램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윤지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과정생과 이민석 박사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테라피 뉴클레익 에시드'에 지난 9월 27일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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