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현대차, '이더넷' 도입…자율주행 스타트업 지각변동

라이다·센서 등 추가 장착
완성차 개조해 알고리즘 개발
리버스 엔지니어링 난도 높아
전과 같은 기술 구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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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현대차그룹이 차량 내부 통신 방식을 기존 CAN(Controller Area Network)에서 이더넷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개조 자율주행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완성차 제조사는 빠른 데이터 통신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기존 완성차를 개조해 기술을 제공하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설 자리가 좁아진다. 차량 제어 영역에 대한 접근 권한이 줄면서다.

현대차그룹은 통합제어기를 기존 △인포테인먼트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에서 △전자·편의 △주행성능으로 확대하고 이를 잇는 백본망을 이더넷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4대 통합제어기 간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을 하기 위해서다. 이는 자동차가 하드웨어(HW)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로 전환되면서 생성 데이터가 많아지자 내놓은 대응책이다.

완성차 제조사는 차량 내 통신을 개선하면 센서 수를 늘리거나 데이터 생성량이 많은 초정밀 센서를 적용하는데 여유가 생긴다. 자율주행 기능 향상뿐 아니라 커넥티드, 무선 업데이트(OTA) 등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기능도 고도화할 수 있다.

완성차 제조사로부터 양산차를 구입해 개조하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상황이 반대다. 자율주행 기술은 '인지→판단→제어' 순으로 구현된다. 개조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은 양산차에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 센서를 추가 장착해 인지 성능을 올리고 판단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가·감속, 제동, 조향 등 차량 제어는 차량을 '해킹'해 기술을 구현했다. 완성차 제조사가 보안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 제어 명령을 리버스엔지니어링 방식으로 찾아 전자제어장치(ECU)를 임의로 조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CAN이 이더넷 통신망으로 전환되면 리버스엔지니어링이 어려워진다. 통신망으로 송·수신되는 데이터 양이 폭증함에 따라 필요한 명령어를 찾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이더넷은 CAN 대비 100배 이상의 통신속도를 지원한다. 통합제어기 하위에 위치한 CAN 통신을 해킹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전과 같은 기술 구현은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선우명호 고려대 자동차융합학과 석좌교수는 “리버스엔지니어링 방식으로 기능을 구현하는 건 사실상 정상적 방법이 아니었고, 사고 시 책임소지 문제 등으로 해당 기술 적용 차량 판매는 사실상 불가했다”며 “이더넷으로 전환하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차량 내부 통신에 접근해 제어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완성차 제조사의 전략적 파트너사로 한정될 전망이다. 1차 부품 협력사를 제외한 현대차그룹 파트너사로는 모셔널(자율주행), 쏘카(차량관제시스템) 등이 있다.

시장 환경 변화로 자율주행 업체들은 △별도 액추에이터를 사용하거나 자체 자동차 플랫폼을 개발하는 곳 △인지·판단 솔루션을 개발해 완성차 제조사·자동차 부품사와 협력을 타진하는 곳 △사업영역을 자동차 대비 투자비가 적은 로봇 등으로 좁히는 곳으로 나뉠 전망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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