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를 불러온 SKC&C 데이터 센터 화재 원인으로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가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UPS 배터리 인근에서 불꽃이 튀는 CCTV가 공개되면서 발화지점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이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논란은 수습되지 않고 확산되는 양상이다.
SKC&C 판교캠퍼스 데이터센터 화재 조사단은 지난 15일 데이터센터 화재 발화 지점으로 UPS 배터리 완성품인 팩 주변부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이 밝힌 핵심 근거는 UPS 팩 주변에서 스파크가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SK 데이터센터 전기실에서 배터리팩이 전소됐고, 배터리 또는 팩 주변에서 전기적 요인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조사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전기안전공사 등 민관 기관과 협력해 2차 화재 원인을 분석해 발표한다. 1차 현장 조사 외 조사단 합동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특히 조사단이 근거로 제시한 UPS뿐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덧붙였다.
UPS 배터리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일축하는 분위기다. UPS는 전기 공급이 중단되거나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단기간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다. 평소에 전원 공급이 차단돼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UPS는 배터리 외에도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배터리운영기록(EMS) 등 종합적인 안전 시스템이 추가되는데 다른 분야에서 가능성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배터리는 특성상 한번 불이 붙으면 진압이 어렵다. 데이터 센터를 가동할 배터리에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배터리 소재가 사용된다. 리튬 망간 산화물 기반 배터리에 전해액 원재료인 유기 용제에 인화성 소재가 사용되는 만큼 관리가 절실하다. 이같은 특성을 검토해 배터리 설치를 위한 공급사와 수요사간 철저한 성능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 탑재를 위해 완성차 업체가 장기간 성능 테스트를 진행한다. UPS는 다른 제품과 달리 정전 시 30분 내외만 가동하면 사용할수 있도록 제한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비해 낮은 수준의 품질관리가 이뤄져 안전성이 떨어질 개연성도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UPS 충전률(SOC)을 조절하는 방식의 배터리를 개발하거나 화재와 관련한 충당금을 비용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가 화재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배터리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