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외국계 게임사의 국외문화재 환수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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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향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사회환원사업 총괄

라이엇게임즈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국외 문화재 환수'를 지속해서 후원하는 기업이다. 2012년부터 만 10년째 한국 시장과 플레이어를 위해 이어 오고 있는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 사업의 일환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게임 기업이어서 그 의외성 때문으로도 더 크게 주목을 받았다.

라이엇게임즈는 아름다운 구미호 챔피언 '아리'를 실마리로 해서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사회 환원 사업을 구상했다. 게임도 하나의 즐거운 놀이문화며, 그 문화의 뿌리인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원한다는 취지다. 한국지사는 물론 미국 본사도 흔쾌히 지지 의사를 내보였다.

게임은 다양한 대중, 특히 젊은 세대에게 가깝고도 큰 대화의 힘을 발휘한다. 게임사 스스로가 우리 한국 문화유산의 소중함과 세계적 가치를 이야기하고 주변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사업 추진의 핵심 동력이 됐다.

국외 소재의 한국 문화재 환수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문화재청을 비롯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문화유산 국민신탁, 국립고궁박물관, 문화희망 우인 등 해당 분야의 수많은 파트너가 힘을 모았기에 2014년 국외 문화재 첫 환수부터 지금까지 여섯 차례에 이르는 환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다.

이외에도 경복궁을 비롯한 4대 고궁에 대한 각종 보수와 지원, 서울문묘와 성균관에 대한 안내판 개선사업,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전국 서원에 대한 3D 정밀 측량 사업 지원부터 조선시대 왕실 유물에 대한 보존 처리 등 많은 프로젝트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뤄졌다. 게임 플레이어와 청소년을 위해 마련한 문화유적지 탐방, 역사교실에도 그동안 수천명이 참여했다.

모든 과정은 사전 고지와 프로젝트별 완수 알림을 통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했다. 게임사의 사회 환원 행보가 전해질 때마다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 역시 “라이엇 덕에 내가 애국자가 됐다”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국외 문화재 환수에서 무엇보다 가장 큰 난관은 언제 만날지 모를 인연을 목을 빼고 기다리되 늘 준비된 모습으로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며칠 만에 그 문화재의 가치를 파악하고 수천만원, 수억원의 경매자금을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때도 많다. 막대한 예산을 미리 마련해두고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인연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지속 노력의 품은 많이 들되 정해진 기간 내 성과 보고는 어렵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에서 한국 문화재 환수를 돕고 있는 민간기업은 라이엇게임즈 한 곳뿐이다. 정부 예산으로 진행되기 쉽지 않은 환수 작업은 때로 민간 자금이기 때문에 더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앞으로도 라이엇 게임즈는 국외 문화재 환수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꾸준한 시간은 선한 영향력을 남긴다. 겉으로는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 없다 하더라도 변치 않고 꾸준하게 무언가를 바라고 노력한다면 그 시간은 분명한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지난 10년 동안 이어 온 문화유산 관련 사회 환원 활동은 게임 플레이어에게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환수를 지원하는 외국계 게임회사에 대한 관심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세월의 스토리도 그려 나가고 있다. 그런 한편 누군가, 그 어떤 기업인가 라이엇게임즈의 이야기에 자극받아서 국외 문화재 환수 지원이라는 과업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사회환원사업 총괄 kkoo@riotga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