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금리 충격, 벤처 보호막 시급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또 기준금리를 0.5%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5%대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에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폭이 커지면 원화 약세 및 외화 유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4월, 5월, 7월, 8월에 이어 사상 첫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을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음 달 1~2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12월에도 0.5%P 올림으로써 연말 금리가 4.5% 될 공산이 크다. 한은 역시 이에 동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리 인상은 당장 가파르게 치솟는 환율과 물가를 잡는 데는 효과를 발휘한다. 그러나 국내 가계와 기업에는 당장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은 총재 역시 '빅 스텝'이 우리 경제성장률을 0.1%P 낮추는 한편 기업과 가계 이자 부담은 12조2000억원 정도 높일 것으로 분석했다. 가뜩이나 내년 국내외 경기가 크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시점에서 기업과 가계는 투자 및 소비에 지갑을 닫을 것이다.

경제난의 충격은 새로운 모험을 감행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더 큰 위협이 된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3분기 전체 스타트업 투자유치 금액은 2조81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의 4조5092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38% 이상 감소했다.

정부는 금리인상과 고환율의 경제난 속에서도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에 마중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이 무너지면 그동안 쌓은 첨단 기술력과 서비스 노하우가 물거품이 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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