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91〉도심항공교통(UAM) 시대는 언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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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훈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도심항공교통(UAM)은 'Urban Air Mobility'로, 도심을 교통체증 없는 하늘을 날아서 이동하겠다는 의미다. 공상과학에나 등장하던 개념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일상이 된다고 하니 기술이 이렇게나 발전했냐는 생각과 함께 언제쯤 탈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UAM 상용화는 꽤나 구체적이다. 우선 공항에서 도심으로 한 번에 날아가며, 도심 속 단일 이착륙 시설(Vertiport)과 큰 규모의 도심 이착륙 복합시설(Verti-Herb)로 구성된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면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VIP 또는 사업가가 헬기를 타고 곧장 서울의 도심인 강남 또는 광화문의 빌딩 숲으로 이동한 뒤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구조다.

UAM은 교통체증을 근본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 대도시 교통체증을 오랜 시간 겪어 온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없었을까? UAM과 같은 조건으로 본다면 1965년 미국 뉴욕에어웨이(New York Airway)라는 회사는 대형 군용헬기를 일반상업용 헬기로 주문해서 2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뉴욕 JFK공항과 맨해튼의 팬암(PANAM, 당시 최대 항공운항사) 빌딩 옥상을 운항하는 정기 노선을 운영했다.

이는 공항에서 맨해튼 중심부까지 한 시간 미만 이동시간을 단 7분으로 줄이는 획기적 교통수단이었으며, 비용도 저렴해서 5~10달러 정도로 이용할 수 있었고, 인기가 좋아서 연간 50만명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 됐다.

1977년 착륙 도중 발생한 랜딩기어 이상으로 승객 가운데 4명이 현장에서 즉사하고 주날개(로터 블레이드)가 빌딩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나가던 시민 한 명이 즉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말미암아 뉴욕에어웨이의 면허는 정지됐다. 조사 결과 비행기의 과도한 기체 피로 누적으로 발생한 사고로 결론이 내려졌고, 정비책임이 있던 항공사는 사고 뒤 2년 만에 폐업하게 된다. 비슷한 노선을 운항한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에서 유사한 UAM 서비스도 모두 해당 사고를 기점으로 쇠퇴하고 폐업하게 된다.

뉴욕에어웨이는 폐업했지만 현재 뉴욕에서는 헬기로 승객을 운송하는 상용화 서비스가 존재한다. 정확히 말하면 뉴욕에어웨이 폐업과 현재 사이에도 여러 시도가 있었고, 모두 서비스를 중단했다. 현재 서비스는 200달러 미만에 주요 휴양지와 뉴욕 중심부를 이어 주는 블레이드라는 우버 개념의 서비스다. 헬기는 소유하지 않고 헬기를 소유한 파일럿과 이용자를 이어 주는 서비스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이런 서비스는 없었을까? 잠실에서 여의도 등지로 관광 목적으로 헬기를 타고 서울 상공을 비행하는 서비스가 2013년에 영업했지만 같은 해 기업의 헬기가 잠실아파트와 충돌하며 사망사고를 낸 뒤 운항에 차질을 빚었고, 서비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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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UAM을 운영하기 위해 모든 규제 문제가 해결된다고 가정한다면 초기 운영 과정에서 겪게 될 여러 번의 사고를 일반 시민에게 어떻게 받아들이게 할 것인가에 사업의 성패가 달렸다. 예를 들어 항공기 사고도 주기적으로 일어나고, 이로 밀미암아 인명 피해가 크게 나지만 우리는 비행기를 다시 탈 수밖에 없다. 대체재인 선박을 이용하는 방법은 여행시간에서 차이가 너무 많이 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 같은 생각을 UAM으로 대입해 보면 UAM에서 초기 사고를 겪은 시민이 대체재를 생각했을 때 차량이나 기차 등으로 쉽게 대체되기 때문에 초기 사고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과거의 실패가 미래의 실패로 되지는 않지만 대체재와의 간격을 확실히 벌릴 수 없다면 UAM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UAM 도래 시기는 기체 성숙도가 도달할 시기로 판단할 수 있다. 그 기준으로 해외 메이저 항공기 생산업체가 UAM 기체를 내놓기 시작할 때로 여기면 될 것 같다. 지금처럼 항공기 제작에서 비주류 업체나 신생기업이 도래하는 시기는 시장 형성의 극초반으로, 시장 자체가 없는 시기다. 국내 기준으로는 국내에서 헬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한국항공우주가 기존 사업을 정리하고 UAM에 뛰어들기 시작할 때를 기준으로 삼으면 적절할 것 같다.

류지훈 한국뉴욕주립대 교수 jihoon.ryoo@suny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