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우루과이·아르헨티나 중남미 3국을 순방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현지시간) “칠레와 맺은 지속가능한 광업·광물자원 협력 업무협약(MOU)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첫 순방국인 칠레 산티아고 모네다궁(대통령궁)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폰트 칠레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MOU를 체결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보리치 대통령과 면담을 갖고 올해 수교 60주년을 맞아 미래지향적인 협력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고 △통상·투자 △리튬 등 핵심광물 △신재생에너지 △기후변화 △교통인프라 △방산 △남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한국과 칠레는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라고 강조하고, 한-칠레 FTA 개선을 통한 교역 확대뿐 아니라 에너지·자원, 기후변화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했다.
한 총리는 보리치 대통령과 핵심광물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향후 양국간 리튬 등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칠레는 주요 핵심 광물 부국 중 하나로, 리튬 매장량은 세계 1위(작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도 칠레의 리튬사업 진출을 추진해 왔다.
특히, 미국과의 FTA 기 체결국인 칠레와 핵심광물 협력 강화를 통해 미국 IRA상 전기차 세액공제 문제 대응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행정부는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된 핵심광물이 특정 비율 이상(내년 40%, 2027년 80%)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것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칠레를 포함해 호주, 캐나다 등 20개국과 FTA 발효 중이다.
면담 후 한 총리와 보리치 대통령 임석 하에 양국은 △한국-칠레 민주적 대화 MOU △지속가능한 광업 및 광물자원 밸류체인 협력 MOU △농업 과학기술 연구협력 MOU를 체결했다.
한 총리는 “자동차 기업이 리튬 등 배터리 핵심광물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칠레에서 조달해 미국에서 전기차를 조립할 경우, IRA의 광물요건을 충족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유엔 중남미·카리브경제위원회(ECLAC) 특별세션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혁신 경험과 중남미가 지닌 잠재력을 결합해 수소경제, 농업혁신, 디지털 혁신 등 분야에서 상호 신뢰에 기반한 미래 협력을 하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한-중남미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한 상생의 플랫폼으로서 한국의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중남미 33개국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