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대기업의 영업 현금 유입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20조원 가량 줄었다. 반면 투자 현금 지출은 33조원 가량 늘어 영업실적 악화에도 투자는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IT·전기전자 부문이 투자를 주도했다.
1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500대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고 3년간 비교가 가능한 341개 기업의 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이들의 영업활동 현금 유입규모는 86조649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107조2566억원) 대비 20조6068억원 줄어든 수치다.
올 상반기 영업실적악화속에도이들기업투자지출은152조4110억원을 기록, 전년동기(119조1014억원)보다 33조3096억원 늘었다.지난2020년상반기이들기업의투자지출은97조1341억원으로상반기기준3년연속증가세를보였다.
같은 기간 주요 기업의 재무활동 현금 순유입액은 77조8973억원으로,전년동기(26조2566억원) 보다 51조6407억원 증가했다. 2020년상반기재무활동현금유입액은82조3415억원이었다.재무활동을통한현금유입이늘었다는것은자금시장에서현금차입이그만큼많았다는의미다.
올해상반기국내대기업은영업수익은크게줄었지만,차입금을늘려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조사대상 21개 업종 중 영업활동 현금흐름 규모가 개선된 업종은 10개였다. 지난해 상반기 1조938억원에서올 상반기 13조6772억원으로늘어난증권업(17개 기업) 순유입액이가장컸다.증가액만 12조5834억원으로 12배 이상의증가세를보였다. 2020년상반기의경우증권업종은현금이유입되기는 커녕14조3430억원이유출됐었다.
이어 운송(4조7056억원→12조124억원), 자동차·부품(7조1808억원→11조3282억원), 에너지(1조102억원→1조9434억원) 등의현금유입액도늘었다.
공기업을 비롯해 11개 업종은 영업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12조5173억원의순유입을기록했던 한전 등 주요 공기업들은올상반기 4조9446억원의순유출액을기록했다. 감소폭만 17조4619억원에 달했다.영업현금흐름이악화된업종은이밖에 석유화학, 은행, 건설·건자재, 조선·기계·설비 등의 업종이었다.
기업별로는 조사대상 341개 중 151개(44.3%)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개선된 반면, 190개(55.7%)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악화했다.
지난해 상반기 순유출 9835억원을 기록했던 메리츠증권이 올 상반기는 6조1242억원 순유입(7조1078억원 증가)으로 돌아서면서가장좋은실적을 냈다. 이어 한국증권금융, 현대자동차, 미래에셋증권 등의 순으로 현금 유입 증가폭이 컸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5조3732억원의 순유입액을 기록했던한전이 올 상반기 9조7488억원순유출(15조1220억원 감소)로돌아서면서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영업활동현금흐름이가장나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하이투자증권도 적자폭이 컸다. 특히 LG화학도 순유입액 2조6543억원에서 순유출액 4310억원으로 총 3조853억원 감소했으며, 기업은행도 순유출액이 2조4548억원에서 5조4333억원으로 늘어나, 감소폭이 2조9785억원에 달했다.
투자는 삼성, LG 등 IT기업이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 19조9293억원을 투자, 지난해 상반기(5조7470억원)보다 투자 지출이 14조1823억원 증가했다. LG화학도 지난해 1조3982억원에서 올해 10조6021억원으로 투자 지출을 9조2039억원 늘렸고,하나은행(6조1998억원↑), 국민은행(6조1099억원↑)도 투자규모가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3조304억원을 집행했던 네이버의 투자지출은 올 상반기 5674억원에 그쳤다. 이어 올 상반기 기아(3조8866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3조3816억원↓), 현대자동차(2조3852억원↓), SK케미칼(1조5583억원)등의 순으로투자 지출 감소폭이 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