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플랫폼 'E-GMP' 적용 중형 세단
그룹 첫 1회 충전시 500㎞ 이상 주행
무게 배분 뛰어나 주행안정감도 출중
우주선 소리 가상음, 풍절음 등 차단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는 경쾌한 주행 성능은 물론, 유려한 디자인과 넉넉한 탑승 공간까지 갖췄다. 롱레인지 모델까지 전기차 보조금 100% 수령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수요자가 몰리면서 이미 출고까지 1년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인기 차종이 됐다.
아이오닉6는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두 번째 중형 세단 전기차다. 현대차가 지금까지 출시한 역대 모델 중 최저 공력계수인 CD(Drag Coefficient) 0.21를 달성한 게 특징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도 현대차그룹 최초로 500㎞를 넘긴 모델이다.
아이오닉6 시승은 경기도 하남~가평 왕복 약 120㎞ 구간에서 이뤄졌다. 고속주행뿐 아니라 굽어진 산길을 따라 코너링 성능도 테스트할 수 있는 코스다. 시승차는 20인치 휠을 장착한 롱레인지 사륜구동(AWD)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주차장에서 마주한 아이오닉6는 둥글둥글한 디자인이다. 공기 저항을 최대한 줄인 영향이다. 전면 디자인과 측면 디자인은 친숙한 느낌이다. 헤드라이트가 옛 투스카니와 닮았기 때문인 듯하다. 현대차는 콘셉트카 '프로페시'를 기반으로 제작했는데 차체가 스포츠카처럼 낮아 보이진 않았다. 전면부가 조금 더 낮았으면 더 날렵했을 디자인이라 아쉬웠다. 후면 디자인은 독특해 호불호가 있을 듯했다.
실내 공간에서 가장 만족할만한 부분은 공간감이다. 창문 스위치가 중앙으로 옮겨지면서 도어 트림이 크게 얇아졌다. 우연의 일치인지 도어 트림에 위치한 스피커 그릴이 곡선이라 무릎과 닿더라도 불편하지 않다. 다리를 벌리고 운전할 수 있도록 쾌적한 공간을 자랑한다. 장거리 주행에서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을 듯했다.
주차장을 나서면서 가속 페달을 밟아 서서히 속도를 올렸다. 배터리가 차량 하부에 위치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특성상 무게 배분이 뛰어나 주행안정감이 느껴졌다. 공차 중량이 2톤을 넘지만 코너링에서도 날렵한 움직임을 보였다. 스포츠모드로 변경하니 가속 페달이 예민해졌고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5.1초 만에 가속하는 성능을 갖췄다. 최고출력은 239㎾, 최대토크는 605Nm에 달한다.
마이 드라이브 모드를 사용하면 나만의 주행모드를 만들 수도 있다. 출력은 높이면서 가속 민감도는 낮게 설정할 수도 있다. 가속 페달이 스포츠모드보다 둔감해지면서 운전하기엔 더 편했다.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모니터 위치가 더 높아지고 앞쪽으로 전진배치되면서 사용성이 좋아졌다. 빨간색과 주황색 실선으로 다른 차량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도록 해뒀다. 일반 사이드미러와 느낌이 달라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방향 지시등을 켤 때 카메라로 촬영되는 영상이 계기판에도 표시되기에 필수 기능은 아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를 비롯한 반자율주행 기능 완성도는 높다. 주행 중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 적절히 대응해 운전자가 놀라지 않도록 한다. 고속주행 중 발을 뗄 경우에는 강한 회생제동을 걸기보다 천천히 속도를 줄여간다. 전비는 에코모드로 주행할 때는 7.0㎞/㎾h를 기록해 공인 복합전비 4.8㎞/㎾h를 크게 웃돌았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롱레인지 모델은 72.6㎾h 배터리를 탑재했다. 18인치 2WD 모델이라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44㎞에 달한다. 스탠다드 모델은 53㎾h 배터리를 장착했고 18인치 2WD 기준 373㎞다. 출퇴근 단거리 도심 주행이 많고 집이나 직장에서 충전이 가능하다면 굳이 롱레인지를 택할 필요는 없다.
충전 시 배터리 충전량은 계기판과 운전대에 위치한 4개의 LED 램프로 표시했다. 외부 라이트는 활용하지 않았다. 충전구를 열려면 외부 버튼을 터치하면 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현대차그룹 차량인 만큼 전기차 충전기와의 호환성 우려는 상대적으로 적을 듯하다.
정숙성도 뛰어나다. 전기차는 엔진음이 사라져 다른 소음이 더 강하게 들리는 게 특징이다. 내연기관차 대비 풍절음, 노면소음 등을 낮추는 데 엔지니어들이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현대차는 엔진음의 빈자리를 우주선 소리의 가상음으로 채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가 1열 중앙에 위치한다. 다만 스마트폰이 고정되지 않아 주행 중 충전이 해제될 우려가 있어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앞바퀴와 뒷바퀴 간 넓이인 휠베이스는 2950㎜에 달한다. 현대차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2885㎜)를 웃도는 수치다. 공력 설계로 2열 머리공간은 좁지만 무릎공간이 넓어 쉴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넉넉하지 않다. 골프백을 대각선으로 넣어야 들어갈 수 있다. 다행히 2열 폴딩을 지원한다.
가격은 세제혜택 전 기준 5499만~6534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100% 모두 받을 수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