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액화수소·특수가스 솔루션 스타트업 패리티가 극저온 냉각 방식을 활용한 고순도 네온 양산 기술을 개발했다. 고순도 네온은 반도체 공정에서 필수 가스지만 수입에 의존해 왔다. 패리티는 고순도 '네온 분리시스템'을 개발하고 논산 공장에 생산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다고 3일 밝혔다. 패리티 네온 분리 시스템은 영하 230~250도의 극저온 직접 냉각 방식을 활용했다. 패리티가 독자 개발한 기술로 99.9999%(6N)의 고순도 네온가스를 추출할 수 있다. 기존 네온가스 생산 방식 대비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여 준다.
관련 특허도 6개 출원했다. 내년에 양산 라인을 구축하면 하루 100~150㎏의 고순도 네온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올 상반기에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수입한 월평균 네온가스 양의 절반에 이른다. 네온가스는 제철 과정에서 포집한 공기에서 질소, 아르곤, 산소 등을 분리하며 추출한다. 최종적으로 남는 네온과 헬륨을 분리하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기존에는 네온·헬륨 혼합가스(원재료)에서 헬륨을 흡착·탈거하는 방식 및 고압으로 기체와 액체를 분리·정류하는 형태로 네온을 생산했다. 흡착·탈거 방식은 고순도 네온을 추출하기 위해 여러 공정을 반복 수행하는 만큼 생산 비용이 높고 소량의 고순도 네온만 만들 수 있다. 대용량 흡착기가 필요해 설비 투자 비용도 많이 든다. 고압 기술을 응용한 방식도 다단 압축기와 복합한 열교환 구조로 생산 효율이 낮다.
패리티는 극저온 독자 기술을 응용했다. 액화수소 냉각 기술을 특수가스 분리에 적용한 것이다. 원재료를 직접 냉각해서 액화하는 방식으로 네온을 분리한다. 김사순 패리티 대표는 “네온가스는 어는 점과 끓는 점 간격이 2~3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미세한 온도 조절이 필요하다”면서 “수소 액화로 축적한 기술로 네온 증류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리티는 네온가스를 양산하면서 80~90%에 이르는 네온가스 수입 의존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규모 공기분리장치(ASU) 설비 업체와 원재료 공급 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고순도 네온가스 샘플 테스트를 완료하고 생산·판매·유통 등 공급망을 구축한다. 네온뿐만 아니라 크립톤(Kr), 크세논(Xe) 등 반도체용 특수 가스 양산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용어설명
네온가스=반도체 회로 패턴을 그리는 노광 공정에 사용하는 특수 가스. 엑시머 레이저 가스 원재료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고순도(6N) 네온가스는 국내 생산량이 적어서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한다. 과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수입량이 많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국산 의존도가 급격히 늘었다. 지난 6월 기준 네온 수입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0배 상승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