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내일 오전 8시, 소행성에 '다트' 우주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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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전 8시 14분, 달보다 약 3배 먼 우주공간에서 인류 최초의 소행성 충돌 실험이 시작된다.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에 탑재돼 우주로 쏘아 올려진 다트 우주선이 10개월 만에 소행성과 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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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다트 우주선'을 탑재한 스페이스X 팰컨9이 기립해 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처럼 우주선을 충돌시켜 지구에 위협이 되는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겠다는 것이 미 항공우주국(NASA, 이하 나사)의 궁극적인 목표다.

나사는 ‘다트’(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쌍 소행성 궤도 수정 실험)를 통해 향후 실제로 소행성이 지구로 떨어질 때 얼마나 강하게, 어떻게 부딪혀야 할지를 알아볼 계획이다.

◇인류 최초의 소행성 충돌…나사, 지구 방어 실험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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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 미션 타임라인 및 디디모스-디모르포스 쌍소행성.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존스홈킨스대. 그래픽=최성훈 기자

나사는 현재 지구에 접근하고 있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지구 근접 천체’(NEO)로 관리하고 있다.

NEO는 대부분 지구에 닿지 않거나 지구에 떨어지더라도 지구 대기에 타버리기 때문에 다음 세기까지 실질적으로 지구를 위협할 소행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크기인 140m 이상의 NEO다. 이는 약 2만 5000여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1km 이상의 커다란 NEO는 95% 이상 발견했지만, 지역 단위로 피해를 줄 수 있는 NEO는 약 40%만 찾아낸 상태다.

이에 나사는 파악하지 못한 천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지구 방어’ 실험을 준비했다. 다만, 다음 세기 안에는 충돌할 가능성이 없다고 나사는 전했다.

약 3억2450만 달러(약 4640억원)가 투입된 이번 소행성 충돌 실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미래의 소행성 충돌 위험에 대처하는 귀중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도 지켜보는 소행성 충돌…2년 후에는 후속 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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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모스-디모르포스 쌍소행성과 다트 우주선.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존스홈킨스대.

자동판매기 크기 만한 570kg짜리 다트 우주선은 초속 6.1km(음속의 18배) 속도로 날아가 디모르포스에 충돌할 예정이다. 당초 연료 등을 포함해 610kg 수준이었으나 이를 다 연소시키고 날아가기 때문에 570kg의 줄어든 무게로 충돌한다.

존스홉킨스대학 응용물리학연구소가 제작한 DART 우주선에는 '디디모스 정찰 및 소행성 광학항법 카메라’(DRACO, 이하 드라코)라는 이미저가 장착돼 있다. 우주선의 스마트 항법에도 활용된 드라코는 지난 7월 처음으로 3200만㎞ 밖에서 디디모스 쌍소행성을 포착했으며, 충돌 직전까지 디모르포스의 이미지를 잡아 지구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드라코는 충돌 1시간30분 전까지는 디모르포스를 식별할 수 없어 디디모스를 길라잡이 삼아 비행하다가 충돌 50분 전부터 디모르포스를 목표로 비행하게 된다.

우주선은 충돌 2분 30초 전 이온엔진을 끄고 관성의 힘만으로 충돌하게 되는데, 충돌 3초 전까지 보내는 이미지는 아직 형체조차 파악되지 않은 디모르포스가 처음으로 인류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 된다.

다트 우주선이 디모르포스와 충돌하는 장면과 이후 상황은 서류 가방 크기의 이탈리아 큐브샛 ‘리차 큐브’(LICIACube)가 기록한다. 이 큐브샛은 지난 11일부터 본선에서 떨어져 나와 다트 우주선을 1000km의 안전거리를 두고 뒤따라가고 있다. 충돌 3분 뒤 55km 상공을 통과하며 두 대의 광학 카메라로 촬영한 장면을 지구로 전송할 예정이다.

동시에 지상 천문대와 제임스 웹, 허블 등 우주망원경, 소행성 임무 루시 탐사선도 참여해 충돌 실험 순간과 궤도 변화를 관측한다.

2년 뒤에는 나사와 유럽우주국(ESA)가 충돌구와 충돌 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탐사선 ‘헤라(HERA)’를 발사할 예정이다. 헤라 탐사선은 2026~2027년쯤 디모르포스에 도착해 충돌 이후 디모르포스의 공전 궤도와 자전율 등의 변화를 적확하게 측정하게 된다.

◇대상은 지구로부터 1080km 떨어진 쌍소행성계의 작은 행성 ‘디모르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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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트 우주선 충돌 전 디모르포스 원래 궤도(흰색 선)와 충돌 후 수정 궤도(파란색 선).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실험 대상은 지구에서 1080만km 떨어진 곳에 있는 소행성 ‘디모르포스’다. 지름 160m의 이 소행성은 5배 더 큰 ‘디디모스’(지름 780m)를 1.2km 떨어진 거리에서 초당 17cm씩 11시간 55분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다트 우주선은 디모르포스의 궤도를 디디모스에 좀 더 가까운 쪽으로 바꾸고, 공전 속도를 1%가량 줄여 공전 주기를 73초 이상 단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실제 결과를 다를 수 있다. 디모르포스의 화학적 조성을 알 수 없어 강도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더 큰 디디모스가 빛을 반사하는 정도에 근거해 규산염이 풍부한 암석으로 이뤄져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디모르포스 또한 디디모스와 같은 물질로 이뤄질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 단단한 암석으로 추정 중이다. 그러나 디모르포스는 너무 작기 때문에 관측해 자세한 성분을 알아내기는 어렵다.

만약 디모르포스가 예상과 달리 앞서 탐사 대상이었던 소행성 ‘베누’처럼 느슨하게 뭉쳐진 행성이라면 실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2020년 나사의 오시리스렉스 우주선이 방문한 베누는 무른 다공성 물질로 이루어져 있었다. 베누는 일본이 하야부사 2호 탐사선을 이용해 암석 시료를 채취한 소행성 ‘류구’와 비슷한 형태로, 당시 류구에도 예상보다 큰 폭 14m의 충돌구가 생겼다.

만약 디모르포스가 베누나 류구처럼 느슨하게 뭉친 돌무더기 행성이라면 단단한 바위일 때보다 4~5배는 운동량이 커질 것으로 과학계는 예측하고 있다. 충돌 이후 표면의 잔해가 우주로 튀면서 로켓 엔진 같은 추진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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