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대우조선 '통으로' 한화에 매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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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정부와 KDB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에 '통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의 근본적 정상화를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전략적 투자유치 절차를 개시했다”면서 “대우조선해양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는 긴급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러한 내용의 매각안 보고를 강 회장으로부터 받았다. 뒤를 이어 산은은 임시 이사회를 열고 매각안을 승인했다.

이번 매각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이 대우조선해양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매각 금액은 약 2조원 규모다.

이 거래가 마무리되면 현재 55.68%인 산은의 지분율은 28.2%로 줄어들고 한화그룹이 49.3%를 보유하는 최대주주가 돼 대우조선해양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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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거래는 스토킹 호스(조건부 투자 합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화그룹이 일단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앞으로 입찰의향서 접수와 세부 실사 과정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기업이 나타나면 다른 기업이 선정될 수 있다. 다만 한화그룹에 새로운 조건을 수용할지 의사를 물어본 뒤 한화그룹이 이를 수용하면 우선권을 준다.

하지만 해외 기업 단독으로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은 이번 거래 참여가 불가능하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LNG는 국가 핵심 기능이고 방산 부문에서도 국가 기술이 있어서 해외 인수사에는 입찰 자격을 주지 않고 재무적 투자자(FI)만 허용할 예정”이라면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거래 종결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매각과 관련해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헐값에 한화그룹에 넘긴다는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우조선에 투입된 공적자금만 4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2조6000억원은 산업은행이 투입한 돈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매도가격이 낮다며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도 반대했다. 이번에도 노조가 매각에 반대할 공산이 있다.

강 회장은 헐값 매각 논란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만 1조7000억원, 올 상반기에는 6000억원의 손실을 냈다”면서 “회사를 정상화하는 것이 국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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