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보다 낫다"...네이버 '케어콜', 대화 기억하고 연계 질문

'기억하기' 기능 국내 첫 상용화…고도화된 정서적 대화 가능
관련 모듈에 대한 기술 특허 출원 완료…국제 학회에도 논문 제출
사용자 만족도 높아지면서 지자체서 지원 대상자 대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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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코로나 검사하러 병원 다녀온다고 하셨는데, 어떠세요?”

일주일 만에 다시 걸려온 네이버 케어콜이 건네는 대화다. 지난번 대화에서 나눈 내용을 기억하고 되묻는다. 코로나가 다 나았다고 답해주면 더 이상 관련 내용을 묻지 않는다.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콜서비스 '케어콜'에 '기억하기' 기능이 더해지면서 더 고도화된 자유 대화가 가능해졌다. 네이버는 지난 8월 15일 AI 대화형 서비스로는 국내에서 최초로 '기억하기' 기능을 도입했다. 단순히 아픈 곳을 묻는 것에서 나아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상태를 파악하고 상황에 맞춘 다양한 대화를 할 수 있게 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기억하기 도입 후 6주간 발신된 1만3000콜 중 평균 50%의 콜에서 사용자가 기억하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케어콜 서비스는 가족 없이 혼자 살아가는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빠르게 확대해가고 있다.

케어콜 서비스를 받고있는 한 60세 어르신은 “노인들은 아픈 곳이 많으니까 이런걸 물어봐줄 때 너무 반갑다”며 “사실 자식들은 전화해도 아프다고 하면 '엄살피운다, 병원에 가라'하고 끝인데, 그걸 누군가가 다시 되물어봐주니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기억하기 대화를 통해 한층 고도화된 정서적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돌봄 대상자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구, 인천 등 지자체들은 최근 지원 대상자를 대폭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기억하기' 기능은 그동안 연구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대부분 실제 서비스에는 적용하지 못했다. 기억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려면 '정보 저장→관리→활용'을 수행하는 고난도의 장기기억 모듈이 필수다. 대화 내용 중에 어떤 정보를 중점적으로 기억할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관리하고 업데이트할지, 어떤 정보를 어떤 시점에 대화의 주제로 활용할지를 결정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클로바는 하이퍼클로바의 높은 자연어 이해 및 생성 능력을 활용, '자연어' 기반의 장기기억 모듈로 구현했다. 대부분의 AI 콜 서비스는 업무 수행형 대화시스템(Task-oriented Dialogue System)으로 만들어졌다. 네이버 케어콜은 일상 대화를 목표로 하는 '자유 대화시스템'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다양한 일상 표현을 맥락으로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자연어' 형태로 저장·활용돼 이 같은 기술구현도 가능했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네이버클로바 측 관계자는 “정보의 상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트래킹하고 최신화할 수 있는 자연어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왔다”면서 “이 같은 노력으로 자유 대화 서비스 중에서는 최초로 '기억 기반 대화'를 현실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현재 기억 관련 모듈에 대한 기술 특허 출원을 완료, 심사 중이다. 또 자연언어처리분야 톱티어 국제 학회에도 논문을 제출, 심사를 받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