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인지장애 원인을 밝혀내고 이 둘을 동시에 개선할 치료 표적도 확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노도영)은 이창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팀이 정상윤 분당차병원(원장 김재화) 류마티스내과 교수와 함께 뇌 속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MAO-B)' 효소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인지장애를 유발함을 규명하고 이 마오비 억제가 인지기능 회복뿐만 아니라 관절 염증 완화에도 효과적임을 밝혔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우울증·인지장애와 같은 신경정신질환 동반이 보고된다. 그러나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인지기능 장애 발생 기전은 명확하지 않다.
연구진은 반응성 별세포 마오비 활성으로 생성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가 신경세포 신호전달을 억제해 인지기능 저하 증상을 유발하는 것에 착안, 인지장애를 동반한 류마티스 관절염 동물 모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신에서 발견되는 염증 물질인 '인터루킨-1베타(IL-1β)'가 뇌 속 해마의 별세포에 영향을 줘 마오비에 의해 과생성된 가바가 인지장애를 유발함을 확인했다.
또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관절 조직에서 분리한 '활막세포'를 분석한 결과, 마오비가 관절 속 활막세포(관절액을 배출하는 세포)에도 존재하며 가바를 생성해 관절 염증에 관여함을 확인했다. 이어 현재 임상 1상 시험 중인 선택적·비가역적 마오비 억제제 'KDS2010'을 류마티스 관절염 동물 모델에 투여했을 때 관절 염증이 감소하는 동시에 인지기능이 회복되는 '일석이조' 결과를 확인했다.
원우진 IBS 연구원은 “지금까지 류마티스 관절염 연구는 염증 기전에 집중해 인지장애 원인과 치료 표적이 뚜렷하지 않았다”며 “별세포와 마오비라는 새로운 접근으로 인지장애의 원인을 밝힐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상윤 분당차병원 교수는 “이번 연구로 실제 진료 현장에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호소하는 건망증·기억감퇴 등의 인지장애 발생 기전을 밝혔다”며, “향후 관절염과 인지장애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여준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창준 IBS 단장은 “류마티스 관절염 인지장애가 만성염증에 의한 반응성 별세포로부터 유발되는 기전을 최초로 제시했다”며 “기존 마오비 억제제보다 개선된 새로운 마오비 억제제 KDS2010가 효과적인 차세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 학술지이자, 세계 10대 분자의학잡지에 선정된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공식 학술지 '실험분자의학(IF=12.153)'에 8월 19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